신용잔교율 3월 들어 하락세
신용잔고 늘었지만 빚투 강도는 약화
3월부터 신용거래 절대 규모도 위축
시장 급변동에 ‘위험관리’ 나선 개미
국내 증시가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면서 신용거래를 활용한 개인투자자들의 ‘빚투(빚내서 투자) 열기’가 뚜렷하게 식어가고 있다. 외관상 코스피와 코스닥시장 시가총액이 전반적으로 불어나면서 신용융자잔고의 절대 규모는 커졌다. 하지만 시가총액 대비 신용거래 강도를 보여주는 신용잔고율은 오히려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개인투자자의 신용거래가 집중됐던 코스닥시장의 빚투 열기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정점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까지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개미’들이 막연한 시장 낙관론을 접고 위험관리에 나서는 모습이다.
7일 코스콤에 따르면 지난 6일(결제일 기준) 코스닥시장 신용잔고율은 1.42%로 집계됐다. 이는 동학개미운동이 한창이던 2021년 8월 기록한 고점 2.82% 대비 반 토막 난 수준이다. 코스닥시장의 하루 평균 신용잔고율은 2021년 2.64%까지 치솟은 뒤 해마다 낮아져 지난해에는 1.51%로 내려왔다. 올해 들어서도 증시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던 1~2월에는 일평균 잔고율이 1.57%로 소폭 반등했지만 급락과 급등이 반복된 3월부터는 다시 1.4%대로 밀려났다.
코스피에서도 3월 들어 빚투 열기가 빠르게 식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코스피의 일평균 신용잔고율은 지수가 3000선 밑에서 횡보하던 2024년 0.68%까지 떨어졌다가 코스피가 6000선을 돌파하며 강세를 이어간 지난 2월에는 0.77%로 상승했다. 그러나 이란 전쟁이 발발한 뒤 3월에는 일평균 신용잔고율이 0.73%로 낮아졌고 이달 들어서는 0.72%까지 추가 하락한 상태다. 이는 2020년 이후 전체 일평균 잔고율인 0.82%에도 0.1%포인트 못 미치는 수준이다.
금액만 놓고 보면 개인투자자들의 ‘빚투’ 자금은 32조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주가 상승으로 전체 시총이 급증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비율’로 따지면 빚투가 과열 국면을 지나고 있다기보다 오히려 냉각기에 가까운 수준이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신용융자잔고 규모 자체도 지난달 초 고점 대비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중동 전쟁 발발 초기였던 지난달 5일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을 합친 신용융자잔고는 33조6945억원까지 불어나며 최대치를 경신했다. 하지만 이후 신용잔고는 감소세로 들어서면서 이달 6일에는 이보다 8486억원 줄어든 32조8459억원으로 집계됐다.
한때 130조원을 넘어섰던 투자자 예탁금도 최근 빠르게 쪼그라들었다. 개인투자자들의 ‘묻지마’ 투자가 진정 국면에 돌입하면서 ‘위험 관리’ 측면이 강화된 모습이다. 지난달 5일만 해도 130조원대 위에서 머물던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달 23일 120조원 선을 내준 데 이어 최근에는 107조4674억원까지 축소됐다. 불과 한 달 사이 증시 투자 대기자금이 20조원 넘게 빠져나간 셈이다.
전반적인 투자 ‘실탄’이 주춤하면서 지난 2월 정점을 찍었던 증시 거래대금도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 2월 국내 증시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46조원까지 확대됐지만 지난달 44조원으로 둔화된 뒤 이달에는 37조원으로 줄어들었다. 이달 들어 코스피에서는 일평균 거래대금이 지난달보다 5조원 가까이 감소했고 코스닥에서도 2조원 이상 빠졌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 제기되는 ‘빚투’ 경계감이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빚투 비율 자체로 보면 시장 변동성에 대한 개인투자자 신용거래의 영향력은 크지 않다”며 “금액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두고 과도한 공포를 키우는 해석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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