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오리지널 영상 콘텐츠가 글로벌 흥행 가도를 달릴 때마다 반복되어 온 중국 내 불법 유통 및 도둑시청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9일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에 따르면 중국 최대의 문화콘텐츠 리뷰 플랫폼인 '더우반(豆瓣)'에는 넷플릭스 시리즈 '참교육'의 공식 리뷰 페이지가 버젓이 개설되어 운영 중이다.
이날 기준으로 해당 페이지에서 별점 평가에 참여한 중국 현지 이용자는 약 14만 명을 넘어섰으며, 이들이 작성한 관람 후기 및 리뷰는 이미 5만 건 이상 축적됐다.
불법 시청을 통해 작품을 접한 중국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작품의 연출과 설정을 두고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모양새다. 긍정적인 측면을 짚은 이들은 교권 추락과 학교 폭력이라는 현실적인 문제를 강력한 체벌과 공권력으로 타파하는 포맷에 카타르시스를 느꼈다고 밝혔다. 또 "스토리가 고구마 없이 빠르게 전개되어 몰입감이 높다"거나 "액션 신의 타격감과 시각적 연출이 훌륭해 장르적 쾌감을 준다"는 호평이 줄을 이었다.
반면 작품의 극단적인 설정과 과거 논란을 지적하는 비판론도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일부 현지 누리꾼들은 "교권을 재정립한다는 명분 아래 또 다른 폭력을 정당화하는 구조가 지나치게 단순하고 위험하다"며 극 중 법치와 폭력의 경계가 모호하다는 지적을 내놨다.
현재 중국 본토는 넷플릭스가 공식적으로 서비스되지 않는 지역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 같은 대규모 리뷰 데이터는 우회 경로를 통한 불법 시청의 명백한 증거라는 해석이 나온다.
서 교수는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인 바이두에서 '참교육'을 검색창에 입력하기만 해도 해당 영상물을 무단으로 스트리밍해 주는 불법 무료 시청 사이트들이 스크리닝 없이 쉽게 노출된다"고 지적했다.
K콘텐츠를 향한 중국 누리꾼들의 이른바 '도둑시청'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됐던 '오징어 게임'을 비롯해 '더 글로리',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등 국내 제작진이 참여한 흥행작들이 공개될 때마다 현지 불법 다운로드 및 스트리밍 사이트의 타깃이 됐다.
서 교수는 중국 내부의 왜곡된 저작권 인식을 두고 "현지에서 한국 콘텐츠를 불법으로 내려받아 소비하는 행태는 이미 하나의 일상으로 자리 잡은 분위기"라고 우려했다.
이어 "타국의 지식재산권(IP)을 무단으로 침해하면서도 어떠한 도덕적 부끄러움이나 문제의식조차 느끼지 못한다는 점이 가장 심각한 대목"이라고 건조하면서도 날카롭게 꼬집었다.
아울러 서 교수는 "글로벌 마켓의 질서를 교란하는 불법 시청 확산 세를 이대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며 "중국 당국이 자국 내에서 만연하게 벌어지는 저작권 침해 행위에 대해 보다 책임감을 느끼고 집중 단속 및 강력한 재발 방지책 마련에 전면 나서야 할 때"라고 촉구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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