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의 5월 물가 상승률이 5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12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국립통계청(INDEC)은 5월 월간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 대비 1.5% 뛰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2020년 5월(1.5%)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경제학자들의 예상치(2%)를 밑돌았다. 지난 4월(2.8%)과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인 2023년 12월(25.5%)과 비교해도 큰 폭으로 둔화한 것이다. 아르헨티나의 연간 기준 물가 상승률은 43.5%로 여전히 세계적으로 높지만 1년 전 같은 기간의 276.4%에 비하면 크게 하락한 수치다.
국립통계청은 주로 통신(4.1%), 식당·호텔(3.0%), 의료(2.7%) 부문에서 물가 상승세가 두드러졌다고 밝혔다. 반면 교통(0.4%), 식품 및 비알코올음료(0.5%), 알코올음료 및 담배(0.6%) 등의 상승 폭은 제한적이었다.
이번 물가 상승률 데이터가 오는 10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는 밀레이 정부에 유리한 경제지표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아르헨티나 중앙은행(BCRA)은 시장전망조사(REM)에서 “향후 몇 달간 인플레이션 하락세가 지속될 수 있다”며 “10월 총선 시점에는 월간 상승률이 1.7% 안팎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밀레이 대통령은 집권 이후 살인적인 인플레이션과 재정 적자 해소를 위해 정부 부처 절반 감축, 공공 부문 직원 해고, 연금 인상 억제 등 고강도 긴축 정책을 추진해왔다. 그 결과 아르헨티나는 지난해 15년 만에 재정 흑자를 달성했으며 올해 경제성장률은 약 5%를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