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기고] 텅스텐, K방산 및 K반도체의 약한 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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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진 KIS자산평가 ESG사업본부장박용진 KIS자산평가 ESG사업본부장

지난 달 17일 프랑스 에비앙에서 개최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확대회의에서 에너지와 핵심광물 공급망 회복이 논의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핵심광물 공급망 다변화와 회복력있는 공급망 구축 노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핵심광물 공급망 불안정성이 우리나라 뿐 아니라 민주주의 진영 전체의 첨단산업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2월, 중국 정부는 텅스텐 등 5개 금속에 대해 수출통제를 부과했다. 그런데 수출금지를 한 것이 아니라 허가제로 만들었다. 차라리 수출이 전면 금지되었다면 기업은 대체선 확보라도 할 수 있을 것이지만, 언제 허가가 날 지 모르는 불확실성에 노출됨으로서 전략적인 의사결정이 더욱 어려워졌다. 문제는 텅스텐이 K방위산업과 K반도체에 필요한 핵심광물이라는 점이다. 방위산업에서는 텅스텐이, 반도체산업에서는 육불화텅스텐이 필요하고 이것이 없으면 당장 대체할 수 있는 대안이 거의 없다.

그런 상황에서 3월 강원도 영월군 상동광산이 다시 개장됐다. 1950~1960년대 우리나라 수출의 절반이 텅스텐(중석)이었던 것을 기억을 떠올리며, 이제 텅스텐 걱정은 끝난 듯 보인다. 하지만,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다. 작년에 시작된 텅스텐 수출통제에 대한 한국의 대응은 단기적인 비축이나 공급선 다변화에 집중됐고, 국내 상동광산의 전략적 활용이나 국내 공급망의 구축을 위해 사실상 영월군과 외국계 채광업체의 몫으로 떠넘겨졌다. 광석을 캐내더라도 정광-파라텅스텐산암모늄(APT)-산화텅스텐-텅스텐 분말-육불화텅스텐으로 이어지는 가치사슬이 국내에 갖춰져 있지 않다면, 원광을 싸게 수출해서 고부가가치 텅스텐을 다시 비싸게 수입하는 구조가 고착될 뿐이다.

수입여건마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5월 유럽연합(EU)이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첫 공동 핵심광물 비축 후보로 텅스텐, 희토류, 갈륨을 지정했다. 점점 더 구하기 어려워진다는 뜻이다. 그래서 텅스텐을 활용해 방산 및 반도체의 소재를 생산하는 기업들은 모두 가격 급등, 그리고 물량부족에 허덕이고 있는 상황이다. 작년 연초부터 중국의 수출통제가 공식화됐고, 1년 동안 텅스텐 가격이 6배 이상 오르는 상황에서 기존 재고로 버티면서 지냈지만 이제 재고도 부족해진 상황이다.

그런데 정부는 텅스텐 제조 생태계를 빠르게 구축하는 것에 느리게 움직이고 있다. 광물은 산업부의 일이고, 부품의 기업의 일이며, 완성된 무기체계 도입은 방위사업청의 일이라고 분절적으로 대응한 것이다. 세계가 비 중국권 텅스텐을 찾고 있어 이를 상동광산과 직접 연관된 강원도 영월군이나 외국계 채광업체의 일로 한정할 수 없는 일인데 말이다.

지금이라도 빠르게 K방산과 K반도체에 텅스텐을 공급할 수 있는 가치사슬을 구축해야 한다. 5월부터 모집한 국민성장펀드가 150조원 규모로 조성되고, 국민성장펀드 내 첨단전략산업기금에서 핵심광물 업종을 지원한다고 한다. 그런데 방산과 반도체에서 당장 필요한 텅스텐 관련 투자는 여전히 요원하다. 지난 30여년동안 국내의 텅스텐 생태계가 중국 의존적으로 구축돼 있었기 때문이다. 국내 텅스텐 공급망의 재구축이 우리나라 산업과 동맹국의 민주주의를 지키는 일이기도 하다. 정부는 단기적으로는 비축을 넘어서는 전략적 구매자역할에서 출발해 연구개발, 정책금융, 지방산업단지, 인력양성을 모두 하나로 묶는 패키지 정책을 빠르게 펼쳐야 한다.

박용진 KIS자산평가 ESG사업본부장 yongjin.park@kispric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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