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긴장 영향 1~2주간 증시 반영 예상
위험 프리미엄 상승…저가 매수 기회 활용
글로벌 방산·에너지·원자력·금융 ETF 주목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충돌로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자 이러한 국제 정세 속 주목해야 하는 투자 대응 전략에 시장의 이목이 쏠린다.
17일 증권가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등을 비롯한 대형 증권사들은 향후 몇 주간 중동 지역의 상황을 주시하며 추가적인 리스크가 존재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이에 따른 반사 수혜가 기대되는 분야에 접근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란이 카타르, 사우디, 오만 등을 통해 이스라엘과 갈등을 완화하고 미국과 핵회담을 재개할 의향이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며 현재 전쟁 확산 우려는 일단락된 상황이다. 하지만 지정학적 긴장 발발에 따른 영향은 향후 최소 1~2주간 증시에 반영될 것이란 게 증권가의 공통된 분석이다.
메리츠증권은 일시적 위험 회피 심리로 인한 급락을 매수 기회로 활용하라고 제언했다. 지정학적 충격은 인플레이션, 실질 금리, 기업 이익에 영구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고 주식의 위험 프리미엄만 상승시킨단 분석이다.
이수정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현재 상황은 5차 중동 전쟁으로, 단기에 해소되기 어렵지만 원유 공급망의 큰 훼손이 없다면 중동 사태의 국제유가 영향은 1년 이상 지속되진 않을 것”이라며 “이러한 경우 일시적인 위험 프리미엄의 상승을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하는 것이 투자의 정석”이라고 말했다.
NH투자증권도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는 국내 주식 매수 기회 구간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동 긴장 격화로 전 세계 원유의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시 국제 유가 및 장기 금리가 상승할 수 있고, 이는 국내 주식 조정 기간을 연장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제 유가 및 장기 금리 상승 영향으로 한국 주식은 조정을 받을 것”이라며 “국내 주식은 여전히 신정부 정책 모멘텀이 존재하고 선행 12개월 기준으로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이하라는 점에서 주가 조정은 매수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동 국가 간 긴장이 장기화 수순을 밟게 되는 시나리오를 대비한 투자책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한국투자증권은 지정학적 리스크 장기화 시 주목할 필요가 있는 상장지수펀드(ETF)로 ‘글로벌 방산(SHLD)’을 꼽았다. 에너지 공급 불확실성 확대로 인한 수혜가 기대되는 ETF로는 ‘글로벌 에너지(IXC)’를 꼽았다. ‘글로벌 우라늄·원자력(URA·NLR)’의 경우, 원전 수요 확대에 따른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는 평이다.
원자재 거래 활성화 시 ‘미국 금융·증권거래소(IAI)’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일시적 조정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완화된 금융 업체 중에서도 관세·지정학적 불확실성 영향이 제한적인 기업이 포함됐단 설명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주식시장도 중동 갈등을 주가에 추가 반영할 것”이라며 “당분간 중동 불확실성이 이어진다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전술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새벽까지만 해도 이란이 휴전 중재 요청을 하면서 불안심리가 완화되는 듯 했지만, 오전 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테헤란의 시민들이 대피해야 한다고 언급한 것을 시작으로 부정적인 이슈들이 증시에 영향을 미쳤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대비 13.27포인트(0.45%) 오른 2959.93에 출발해 2998.62까지 급등하는 등 3000선에 바짝 다가섰지만, 오후 들어 오름폭을 줄이며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3.64포인트(0.12%) 오른 2950.30에 장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