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정부 대표단이 대선을 전후한 1~5일 일정으로 미국 알래스카주를 찾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참여를 요청한 현지 액화천연가스(LNG) 개발사업 타당성 검토 차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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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카의 한 유전 모습. (사진=코코노필립스 알래스카 홈페이지) |
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호현 산업부 에너지정책실장을 비롯한 한국 대표단 7명은 1~5일 4박5일 일정으로 미국 알래스카주를 방문했다. 산업부 관계자 외에 LNG 도입을 맡은 공기업 한국가스공사(036460)의 담당 처장 등 10명 남짓 실무진이 함께했다.
미국 측 초청으로 이뤄진 방문이다. 알래스카주 정부는 오는 2~3일 앵커리지에서 제4차 지속 가능한 에너지 컨퍼런스를 열고 한국과 일본, 대만 등 정부 관계자를 초청했다. 알래스카주는 이곳에서 대규모 LNG 개발 프로젝트와 함께 풍력, 태양광, 수력 등 다양한 에너지 사업을 추진하고자 글로벌 기업 투자유치를 모색하고 있다.
최대 관심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재추진 중인 LNG 개발 프로젝트다. 이 사업은 혹한의 환경에서 440억달러(약 60조원·초기 추산치) 비용을 들여 약 1300㎞ 이상의 가스관을 이어야 하는 개발상의 어려움으로 10년 넘게 중단됐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올 1월 취임과 함께 이 사업 추진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일본·대만 등 주요 LNG 수요국의 투자로 사업을 성사시키려 하고 있다.
불확실성이 크다고 해서 한국 정부가 이 투자 제안을 단칼에 거절하긴 어렵다. 트럼프 정부가 각국 수입품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를 예고한 가운데 이뤄진 요청이기 때문이다. 이 사업 참여가 우리 필수 에너지원인 LNG 다변화와 함께, 미국의 전방위 관세 압력을 피해 가는 지름길이 될 수도 있다. 이번 컨퍼런스에도 더그 버검 백악관 국가에너지위원장과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 등이 참석하며 이 사업에 대한 미 연방정부 차원의 관심을 보여줬다.
한국 방문단은 첫날 미국 에너지부 및 알래스카주 관계자와 함께 알래스카 북부 프루드호베이 가스전을 찾는다. 둘째 날에는 컨퍼런스에 참여해 알래스카 주정부의 LNG 개발사업을 포함한 현지 에너지 사업 계획을 청취한다. 한국 방문단은 미국 측의 사업 추진계획을 들은 후 사업성을 판단할 계획이다. 3일 대선이 이뤄지는 만큼 최종 결정은 새 정부에서 이뤄지게 된다.
한편 한국 정부 방문단 외에도 일본 경제산업성 고위급 관계자와 대만 국영 석유기업 대만중유공사(CPC) 관계자도 컨퍼런스에 참여해 이 사업 참여 여부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