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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의 한 전기차 충전소 모습. (사진=연합뉴스) |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정부는 가파른 수입 전기차 비중 확대 우려를 완화하고자 국내 공급망 기여도 등을 고려해 보조금 지급 여부를 결정하는 등 수입 전기차 진입 문턱을 높이고 있다.
그러나 보조금 차등 정책만으로 높은 브랜드 인지도와 낮은 가격을 앞세운 현 수입 전기차 공세를 막는 건 쉽지 않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 전망이다. 여기에 더해 국내 전기차 생태계 자체의 경쟁력을 키우려는 노력이 더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25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7월부터 국내 공급망 기여도 등을 평가하는 새 전기차 보급사업 수행자 선정 평가기준을 적용한다.
전기차 회사는 현재 ‘정부 보급사업 수행자’로서 전기차 1대를 판매할 때마다 약 100만~600만원의 구매자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는데, 앞으론 국산 부품 사용이나 국내 투자 확대 등 공급망 기여도가 낮은 기업의 전기차에는 보조금을 받을 자격을 아예 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새 평가기준을 통과하려면 100점 만점에서 60점 이상을 받아야 하는데, 환경정책 대응(15점)·안전관리(15점) 등 기본적인 요건 외에 공급망 기여도(40점)나 사후관리·지속성(20점), 기술개발 역량(10점) 등에서 일정 점수를 받아야 한다. 수입차를 아예 배제하는 건 아니지만, 수입차의 진입 장벽을 높이고, 국내 부품 사용이나 투자를 더 유도하도록 설계한 것이다.
다만, 그 효과는 제한적이리란 게 업계의 전망이다. 강화된 새 요건도 테슬라나 비야디(BYD) 등 일정 규모 이상의 주요 수입 전기차는 통과할 수 있는 수준으로 설정됐기 때문이다.
실제 정부는 2018년 이후 주행거리 등 성능이나 국내 정비소 운영 여부에 따라 보조금을 차등 지급하는 등 국내 업체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제도를 차례로 도입해 왔으나 그럴수록 수입 전기차의 파상공세는 더 거세졌다.
2022년 25%였던 수입 전기차 점유율은 지난해 42.8%로 늘었고, 올해도 1~5월 기준 39.7%에 이른다. 올 4월 한때 월간 수입 전기차 점유율은 47.1%에 이르기도 했다. 국산 주력 전기차 보조금은 최대 600만원에 이르는 반면, 테슬라·BYD 주요 모델 보조금은 100만~200만원대에 그치고 있지만, 높은 브랜드 인지도와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이 보조금 격차를 뛰어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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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
수입 전기차 유입을 무조건 배제할 수 없는 딜레마도 있다. 정부로선 국내 전기차 산업 보호도 중요하지만,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2035 NDC) 달성을 위한 전기차 보급 확대도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정책 목표다. 정부가 목표한 대로 수송 부문의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5년까지 2018년 대비 60.2~62.8% 줄이려면 신차 중 전기차 비중을 현재 약 20%에서 70%(수소차 포함)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전기차 진입 장벽을 높인다면 안 그래도 도전적인 목표 달성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정부가 새 평가제도 통과 기준을 처음에 80점으로 설정했다가 60점으로 낮춘 것도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 3월 새 제도 초안 공개 이후 업계에선 수입차뿐 아니라 국내 신생 회사의 진입도 막을 수 있다는 우려가 뒤따랐다.
통상 마찰을 고려해야 하는 수출국이라는 점도 수입 전기차에 대한 장벽을 무조건 높일 수 없는 이유다. 한국 정부와 산업계는 자국 전기차 시장을 노골적으로 보호하고 있는 미국과 유럽연합(EU), 중국 등 주요국의 조치에 우려를 제기하는 상황인데, 정작 우리가 진입 장벽을 높인다면 상대국의 정책 추진을 정당화하는 빌미가 될 수 있다. 자동차 수출 강국인 독일이 EU의 보호주의 속에서도 수입차에 차등 없는 전기차 구매 지원 제도를 운영하는 것도 이 같은 딜레마를 보여주는 사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기차 보조금 정책은 전기차 보급 속도와 국내산업 기반 확충 사이에서 적정한 균형점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궁극적으로는 국산 전기차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국내 전기차 산업 생태계 자체의 경쟁력을 더 키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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