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김동관 이어 측면지원
협상시한 몰린 韓 민관 총력전
美, 中엔 관세협상 90일 연장
◆ 한미 관세협상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막판 총력전으로 진행되는 한미 관세협상을 지원하기 위해 30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 이어 세 번째로 합류하는 재계 인사다.
정 회장은 지난 3월 미국 백악관에서 직접 발표했던 210억달러(약 31조원)에 달하는 대미 투자계획을 재확인할 예정이다. 또 조지아주 자동차 신공장 증설, 루이지애나주 철강공장 신설, 30억달러 규모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구입 계획 등을 미국 측에 설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미국은 한국산 자동차에 25% 품목관세를 매기고 있는데 최대 경쟁국인 일본과 유럽연합(EU)이 이를 15%로 내린 상태여서 현대차그룹의 상황이 급박해졌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재계 인사들의 잇단 워싱턴행과 관련해 "저희가 요청한 건 아니고 대기업 회장들에게도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가서 노력하고 있다"면서 "민간기업이 구축해놓은 미국 내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방향에 정부가 큰 틀에서 동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최종 관세 담판을 앞두고 한국을 최대한 압박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자신을 만나러 스코틀랜드를 찾은 한국 정부에 "최선이자 최종적인 무역협상안을 테이블에 올려달라"고 촉구했다. 그동안 한국 정부가 제시했던 것보다 더 많이 투자하고 더 넓은 범위로 시장을 개방하라고 압박한 것이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 러트닉 장관과 2시간 동안 협상을 벌였다.
한편 미국 정부는 상대적으로 까다로운 협상 상대인 중국에 대해서는 관세 유예 조치를 재차 90일간 연장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박제완 기자 / 뉴욕 임성현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