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10승 할순 없고..." 트레이드 이적생은 생각을 바꿨다, KK 결정적 조언 "너는 3구 안에 승부를 봐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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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불펜 투수 김민. /사진=SSG 랜더스 제공SSG 불펜 투수 김민. /사진=SSG 랜더스 제공

"제가 후반기에 선발 투수 바꿔서 10승 할 수는 없잖아요."

트레이드로 유니폼을 바꿔 입은 두 투수의 희비가 갈렸다. 김민(26·SSG 랜더스)도 준수한 활약을 펼치고 있지만 오원석(24·KT 위즈)이 10승을 거두며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것.

이에 김민도 부담을 느끼고 신경을 썼지만 마음을 고쳐 먹었다. 그리고는 다시 우리가 알던 김민으로 돌아왔다. 사령탑도 SSG가 1등 불펜으로 자리를 공고히 할 수 있는 데에 김민의 공을 높이 샀다.

SSG는 지난 시즌을 마치고 좌완 선발 오원석을 내주고 김민을 받아오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2020 1차 지명자로 기대를 많이 받았던 오원석에게 꾸준히 기회를 줬으나 잠재력을 폭발시키지 못했고 SSG에선 더 이상 성장 동력이 많지 않다고 판단했다. 대신 불펜에서 힘을 보탤 확실한 자원 김민을 택했다.

굳이 손익을 따지자면 KT가 미소를 지을 만한 상황이다. 오원석은 데뷔 후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16경기에서 10승 3패, 평균자책점(ERA) 2.78, 퀄리티스타트도 9차례나 달성할 만큼 진일보했다.

김민도 SSG 불펜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43경기에서 37⅓이닝을 소화하며 2승 2패 13홀드,

ERA는 4.10으로 지난해보다 좋다. 물론 기대한 것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조병현, 노경은과 함께 7회 이후를 책임져주길 바랐지만 이로운의 성장과 김민의 부진이 맞물려 기대 이상의 중책을 맡고 있진 못한 상황이다. 특히 피안타율(0.289)과 이닝당 출루허용(WHIP·1.45)에서 다른 투수들에 비해 불안감이 보인 게 사실이다.


투구를 펼치는 김민. /사진=SSG 랜더스 제공투구를 펼치는 김민. /사진=SSG 랜더스 제공

그럼에도 이숭용 감독은 김민을 향해 엄지를 치켜세웠다. 전반기 소득으로 외국인 투수들과 불펜을 꼽았는데 "그 중에서도 키포인트는 김민이 오면서 수치는 (기대에) 못 미칠 수 있지만 시너지 효과가 충분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병현, 노경은이 더 안정감을 느낄 수 있고 이로운이 성장할 수 있는 배경이 됐다고도 전했다.

김민 입장에서도 6월 이후 14경기 13⅓이닝 동안 2승 1패 5홀드, ERA 2.02로 반등하며 전반기를 마쳐 한시름을 놓을 수 있었다. 4월 ERA 7.27, 5월 5.56이었던 것과는 확연히 대비됐다.

초반 10경기 연속 무실점을 이어갈 때도 밸런스가 좋았던 건 아니었다는 게 김민의 설명이다.

너무 잘하려고 했던 게 문제였다. 주무기인 투심 패스트볼을 바탕으로 땅볼을 유도하는 게 아닌 삼진을 잡으려고 들어가다보니 밸런스에도 문제가 생겼다. 최근 스타뉴스와 만난 김민은 "저는 원래 땅볼 유도형 투수인데 삼진을 잡으려고 했고 그러다보니 투구수도 많아지고 힘이 들어가 볼넷도 늘어났다"고 전했다.

선배들의 조언이 큰 도움이 됐다. "(김)광현 선배님과 최정 선배님이 말씀을 많이 해주신다. 타자 입장으로 '투심 투수는 그렇게 던지는 게 아니다'라고 말해주시고 광현 선배님은 '너는 3구 안에 끝내야 될 투수'라고 해주시는데 작년에 정민철 해설위원께서도 직접 해주신 말씀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요즘 깨달았다. 원래 투심으로 3구 안에 던지는 투수였는데 요즘에 자꾸 삼진을 잡으려고 하다 보니까 결과가 안 좋아졌다"며 "지금은 삼진 욕심은 버리고 강한 공을 던지니까 결과가 좋아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생각을 넘어 트레이드 상대인 오원석의 선전이 눈에 띄게 보여 더 부담감이 커졌다. "원석이가 잘 던질 때 부담이 되기도 한다. 이 팀에 새로 왔고 팬불들로 되는데 그래서 좀 너무 잘해야겠다는 욕심이 좀 많이 있었던 것 같아요.


트레이드 후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는 KT 오원석.트레이드 후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는 KT 오원석.

그러나 이젠 개의치 않기로 했다. "물론 원석이라는 좋은 투수가 가버렸지만 어쩔 수 없지 않나. 서로 더 좋은 옷을 입었다는 게 맞는 것 같다. 여기에 와서 좋은 환경에서 좋은 걸 배우고 있고 반면 원석이는 선발 투수이다 보니까 여기가 야구장이 작기도 해서 (이적이) 더 좋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자신이 부진하며 '윈윈'이라는 평가를 받지 못했던 게 문제라고 평가했다.

이 감독의 이야기처럼 자신의 합류로 팀 불펜이 더 강해진 걸 체감하고 있다. SSG는 팀 평균자책점(ERA) 3.49로 3위에 올라 있는데 불펜으로 한정하면 3.37로 1위다.

마무리 조병현과 지난해 홀드왕 노경은을 필두로 김민이 합류하며 안정감이 커졌고 이로운까지 커다란 반등을 하면서 여기에 박시후와 최민준 등도 자연스럽게 스텝업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김민은 "밖에서 SSG를 봤었는데 제가 봐도 그런 시너지가 느껴진다. 작년엔 지고 있어도 (노)경은 선배가 나가는 걸 보기도 했는데 올해는 확실히 역할이 구분돼 있고 던질 투수도 많아졌다"며 "로운이가 같이 하다보니까 저도 로운이에게, 로운이도 저에게 배울 점이 많아서 서로 얘기를 많이 하며 더 좋아지는 것 같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아직까지 만족하진 못하고 있다. 지난해 71경기 77⅓이닝을 소화하고도 피로감이나 부담감보다는 많이 등판할 수 있는 것에 만족감을 느꼈던 김민이다. 올 시즌 노경은(47⅓이닝), 이로운(46이닝), 조병현(41이닝)보다 등판 기회가 적었다는 것은 자극제가 되고 있다.

"로운이가 작년보다 더 성장했는데 저도 그걸 보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도 든다"며 "제가 원래 7,8회에 나가는 투수가 였는데 지금은 로운이가 나가고 있지 않나. 로운이가 잘 던지니 저를 더 자극시켜주기도 한다. 그래서 더 시너지가 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아직은 보여줄 게 더 남아 있다는 생각이다. "원석이랑 트레이드를 했지만 아직 후반기가 남아 있지 않나. SSG라는 팀이 제가 왔기 때문에 작년보다 더 높은 순위를 한다고 생각하시게끔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만들 것"이라며 "전반기에는 관리도 잘 해주셔서 체력을 아낄 수 있었다. 후반기엔 상대팀들이 체력이 부족할 때 우리가 더 열심히 달릴 것이다. KT에서 꾸준히 가을야구에 나갔는데 여름에 잘했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여름에 불펜 투수들이 더 잘해서 한국시리즈를 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팬들을 향해 약속을 했다.


김민이 스타뉴스와 인터뷰 후 랜더스를 가리키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김민이 스타뉴스와 인터뷰 후 랜더스를 가리키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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