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 시간) 마러라고에서 만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엔비디아는 반도체 관세와 대중 수출 통제 움직임에 대응해 이같은 계획을 발표한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엔비디아는 “처음으로 ‘메이드 인 아메리카’ AI 슈퍼컴퓨터를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슈퍼컴퓨터는 폭스콘과 손잡고 텍사스주에서 생산하고, 인공지능(AI) 반도체 ‘블랙웰’은 TSMC의 애리조나주 피닉스 공장에서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어떤 블랙웰 제품을 생산할지는 공개하지 않았으나, TSMC는 올 1월 애리조나 피닉스 공장에서 4나노 공정의 양산을 시작한 상태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관세 정책이 엔비디아의 미국 투자를 이끌어냈다며 “이 분야 거의 전부를 장악 중인 엔비디아의 결정은 여러분이 들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발표 중 하나”라고 말했다. 백악관도 엔비디아의 발표에 대해 “트럼프 효과”라는 보도자료를 내 “엔비디아가 미국 반도체 붐을 선도하고 있다”고 홍보했다.엔비디아는 조만간 발표될 반도체 관세 영향을 최소화하고 대중 AI 반도체 수출 허가를 받아내기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황 CEO가 트럼프 대통령과 비공개 회동을 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9일 미 공영방송 NPR은 황 CEO가 4일 트럼프 대통령의 사저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열린 만찬에 참석해 미국 내 대규모 투자를 약속하자 트럼프 행정부가 AI 반도체 H20의 대중국 수출 제한 계획을 철회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한 비공개 만찬에는 인당 100만 달러(약 14억2500만 원)를 내고 20여 명이 참석했다. 황 CEO, 화장품 대기업 에스티로더의 상속자 로널드 로더 등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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