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조작수사·조작기소 진상규명 특검법’과 관련해 “잘못됐으면 취소하고, 잘못 안 됐으면 놔두는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 대통령은 4월 30일 민주당이 윤석열 정부 당시 검찰의 대장동 사건과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의 조작기소 의혹을 수사하는 특검법을 발의한 이후 이와 관련한 공개 발언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 이 대통령이 관련 특검법과 공소취소 등에 대해 처음으로 입장을 밝히면서 여당의 특검법 추진도 빨라질 가능성이 커졌다.
● 李 대통령 “안할 수는 없다”

그러면서 진상 규명에 대한 두 가지 방안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내가 지휘하는 검찰과 경찰, 합수본에다 대규모 구성해서 할 수도 있다. 원래 그게 정상이다. 일반적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국회가 임명하는 중립적인 특검이 할 수도 있다”라며 “어떤 게 더 나을까요”라고 했다.
또 이 대통령은 “내 입장에서는 내가 지휘할 수 있는 대규모 특별수사본부를 꾸려서 하는게 훨씬 더 낫지 않나”라며 “그러나 국민 입장이나 야당 입장에서는 중립적인 특검이 하는 게 낫지 않나”라고 말했다. 사실상 국회가 주도로 출범하는 특검이 진상 규명을 하는 방안에 무게를 실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관련 수사와 관련해 “안할 수는 없다. 수없이 고소·고발들이 돼 있고 여러 가지 의문들이 제기되고 있고, 하기는 해야 될 텐데 어떤 방식이 바람직할까”라며 “국회에서 이 점들을 고려해서 판단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6·3 지방선거를 하루 앞둔 2일엔 청와대 국무회의에서 구자현 검찰총장 권한대행(대검 차장검사)으로부터 국정 성과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누구나 잘못할 수 있다. 잘못하면 사과하고 취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당시 이 대통령은 사과와 취소가 필요한 사안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민주당 “법사위에서 처리 방향 정할 것”이 대통령이 특검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국회에서는 관련 특검법 처리 논의가 다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민주당이 발의한 조작기소 특검법은 대장동·위례 개발 특혜 의혹과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등 이 대통령이 기소된 사건 8건 등 총 12개 사건을 수사 대상으로 적시했다. 또 수사 대상 사건의 공소 유지 여부에 대한 결정을 특검의 권한에 포함시켰다.
다만 여당의 특검법 발의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자 지난달 4일 청와대는 “특검을 통해 진실을 규명하고 사법적 정의를 바로 세우는 건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면서도 “구체적인 시기나 절차는 여당이 국민적 의견 수렴과 숙의 과정을 거쳐 판단해 달라”고 밝혔다. 민주당 역시 특검법 처리 시점을 6·3 지방선거 뒤로 미뤘다.

송유근 기자 bi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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