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기율표 대신 점성술 가르치는 인도…AI 시대에 ‘유사과학’이 먹히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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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 ◇과학적으로 옳다는 착각/지바 사토시 지음·김종현/308쪽·2만2000원·부키 인도의 현 집권여당인 인도인민당은 힌두교지상주의적 노선을 내세우며 유사과학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 원소 주기율표나 진화학은 서구지식으로 치부돼 교육 커리큘럼에서 삭제되는 반면, 점성술을 정규 대학 교육으로 편입하려 하고 있다. 심지어 정부 기관은 “소를 도살할 때 나오는 파동이 지진을 일으킨다”는 주장까지 서슴지 않는다. 이에 대해 반박하는 과학자는 정부 친위대에게 발각돼 숙청당하기도 한다.기술이 고도로 발전했다는 21세기에도 이런 일이 가능한 이유는 무엇일까. 저명한 진화생물학자인 저자는 이 책에서 유사과학이 ‘과학의 가면’을 쓴 채 난무하는 원인을 파악해간다.비슷한 사례는 지난달 미국에서도 있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소아 백신 권장 질환 목록을 18종에서 11종으로 줄이고, MMR 백신(홍역·볼거리·풍진) 대신 세 질환의 백신을 각각 접종하도록 권고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는 “MMR 백신이 높은 자폐증 비율과 관련이 있다”면서 “(접종할 시) 상당히 치명적”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 근거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했다.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들었어요.” 과거 유사과학이 유행했던 이유가 정보 부족이라면, 현대사회가 이에 취약한 이유는 그 반대다. 오히려 정보가 너무 많다. SNS와 인공지능(AI)를 통해 하루에도 수백 개의 연구 결과나 전문가의 견해가 공개된다. 그 과정에서 하나의 연구 결과가 사실로 압축되고 그 사실이 대중적 확신으로 변하기 쉽다는 것이다. 여기에 종교, 정치, 미디어와 연결된다면 그 파급력은 사회를 위협하는 수준까지 이른다.우리는 ‘과학적으로 증명된 사실’이라는 한마디가 붙는 순간, 쉽게 의심을 멈추곤 한다. 하지만 저자는 과학의 본질은 확신에 있지 않다고 말한다. 과학을 믿는다는 것은 과학적 주장 앞에서 의심을 거두는 것이 아니라 “우리는 생각만큼 똑똑하지 않다”는 점을 상기하는 것이란 것이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좋아요 0개 슬퍼요 0개 화나요 0개 지금 뜨는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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