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가장 잘하는 男' 박건영 "10배 오르는 종목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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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가장 주식을 잘하는 남자.'

1세대 스타 펀드매니저 출신인 박건영 브레인자산운용 대표(59)의 오랜 별명이다. IMF(국제통화기금) 사태 직후였던 2000년대 초반, 월급쟁이였던 그는 직장을 뒤로하고 만 35세에 펀드매니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2008년 금융위기 때에도 코스피를 웃도는 높은 수익률을 올린 그의 성과는 지금도 업계에서 전설로 불린다.

그가 창립한 브레인투자자문과 브레인자산운용도 국내 금융·투자업계의 한 획을 그었다. 증권사에 랩어카운트 투자자문을 제공하면서 2년 만에 계약잔고 6조원을 돌파했고, 헤지펀드 '백두'까지 성공시키면서 대기업 자산운용사들과 어깨를 나란히했다. '7공주', '차·화·정' 등 그가 사들인 종목군은 하나의 신조어로 굳어질 정도로 박건영이라는 이름은 한국 주식투자업계에서 독보적인 브랜드로 통한다.

30년간 새로운 도전으로 역사를 쓴 박 대표가 다시 주식투자 시장에 귀환한다. 지난달 22일 만난 박 대표는 "최근 수년간 직접 운용에서 한 발짝 벗어나 패시브·대체 투자에 집중해왔지만, 유례 없는 상승장을 맞아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 출시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펀드매니저가 적극적으로 종목을 선별해 시장(기초지수)보다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액티브 ETF의 특성상, 그의 전공을 다시금 살릴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다. 인터뷰 전문은 한경의 투자 전문 플랫폼 '한경프리미엄9'에서 볼 수 있다.

/사진=이솔 기자

/사진=이솔 기자

박 대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외에 개별 종목이 폭발적으로 오르는 종목장이 왔다"며 "올해 브레인자산운용을 대표하는 주식형 성장펀드를 출시하고, 내년에 액티브 ETF를 선보일 것"이라고 했다. 그는 "30년 투자인생의 시작도, 전성기도 그야말로 '액티브한 주식 투자'였다"며 "마지막으로 은퇴하기 전에 내 원래 강점을 갖고 있는 분야에서 한 번 더 도전을 해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여느 펀드매니저와는 다른 길을 걸어왔다. 10년간 리스회사 산은캐피탈에서 직장 생활을 하다가, 1997년 IMF 사태 당시 돈을 빌려준 친구가 주식으로 자금을 다 날렸다는 소식에 졸지에 빚을 지게 됐다. 지금 돈으로는 1억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그는 "'주식으로 날린 돈, 주식으로 갚겠다'는 마음으로 공부를 시작했다"며 "당시 증시의 가장 중요한 테마는 '생존'이다보니, 유상증자를 하는 기업을 중심으로 투자해 돈을 벌게 됐다"고 했다.

그 길로 펀드매니저 자격증도 땄지만, 쉽지 않았다. 레코드(이력)가 없다보니 받아주는 곳이 없었고, 겨우 들어간 투자자문사에서도 아무도 일거리를 주지 않아 '면벽수도'라는 별명까지 생겼다. 그는 실력으로 입증했다. 매일같이 애널리스트들한테 밥을 사고, 직접 탐방도 가면서 골라낸 기업 20개를 5~9%씩 공격적으로 투자했다. 그 결과 1개월 만에 최고 수익률을 기록했고 나중에는 최고투자책임자(CIO) 자리에도 올랐다. 이후 박현주 미래에셋자산운용 회장한테 스카우트 제의를 받아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디스커버리 1호 펀드로 수익률 1등을 찍었다.

그는 최근 상승장세에 대해 "4차산업의 원천기술이 미국에 있다면, 제조기술은 한국에 있다"며 "한국이 글로벌 밸류체인에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는 만큼, 이제 '텐배거'(Tenbagger·주가가 10배 이상 상승하는 종목)의 시대가 열렸다"고 진단했다. 그가 주목하는 건 인공지능(AI)과 이를 서포트하는 에너지·인프라다. 그는 "이 큰 흐름에 올라타지 못하는 투자자는 주식을 한들 이득을 볼 수 없다"며 "송배전, 광케이블,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등 AI 밸류체인 안에서 기업을 발굴해야만 돈을 벌 수 있다"고 했다.

박 대표는 오랜 기간 적자에 시달렸던 석유화학 산업이 '의외의 호황'을 맞을 수 있다고도 했다. 그는 "중동전쟁으로 이란의 석유화학 시설뿐 아니라 중동 지역 석유화학 시설의 1/3이 정상가동하지 못하게 됐다"며 "베네수엘라와 이란의 원유를 국제 시세보다 싸게 구입하던 중국의 덤핑도 중단됐고, 정부 주도의 구조조정으로 국내 공급과잉 요소도 완화됐다"고 했다.

이선아/전예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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