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수수료 무료나 인하를 앞세운 증권사 간 리테일 경쟁은 분명히 한계가 있습니다. 증권업의 본질이 고객의 자산을 증식시키는 데 있는 만큼 우선 투자자를 돕는 플랫폼을 구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해외주식, 현지인처럼 투자하기’라는 구호에도 단순한 거래 플랫폼을 넘어 자산 성장을 함께 설계하는 ‘투자 전략 파트너’로 거듭나겠다는 의지가 담겼습니다.”
윤병운 NH투자증권(005940) 대표이사 사장은 17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더 퍼스트 미디어데이: 해외투자 새로고침’ 행사에서 “자기 자본을 활용한 수익 모델보다는 리테일 비즈니스 강화를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하겠다”며 “현재의 단순한 투자 플랫폼에서 나아가 정보·전략을 중심으로 한 ‘투자 인사이트 플랫폼’이란 비전 모델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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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운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17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더 퍼스트 미디어데이: 해외투자 새로고침’ 행사에서 회사의 성장 전략 등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NH투자증권) |
“‘현지인처럼 투자하기’ 통해 고객 자산 증식에 도움”
이날 NH투자증권은 국내 해외주식 투자 규모가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며 자산 증식 측면에서도 해외주식 투자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자산 증식을 위해선 머니무브와 자산 배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다. 강민훈 NH투자증권 디지털사업부 대표는 “자산을 다양한 시장에 포트폴리오화하면 수익률은 높이면서도 변동성은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내 해외주식 투자자들의 종목 쏠림 현상은 우려 요인으로 꼽았다. 지난달 말 기준 NH투자증권을 통해 해외주식을 투자한 이들 중 84.6%가 자산의 70% 이상을 1~2개 종목에만 투자했고, 보유 자산 역시 테슬라(18%), 엔비디아(8.4%), 팔란티어(3.5%), 애플(3.5%) 등 소수 인기 종목에 33.4%가 집중된 것으로 나타나면서다.
강 대표는 “종목 집중도가 높고 고수익을 추구하는 투자 방식은 한두 종목의 가격 변동에 따라 포트폴리오 전체가 무너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투자자들이 이러한 방식으로 투자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투자 정보 접근성·적시성 문제 △현지와의 시차 등에 따른 제한된 거래 환경 △거래 수수료 부담 등 세 가지로 짚었다.
이에 따라 NH투자증권은 △오리지널 투자 정보 △거래 편의성 △수수료 개선을 핵심으로 한 ‘현지인처럼 투자하기’ 3단계 전략을 통해 실질적인 자산 증식에 도움이 되는 플랫폼으로 진화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해외주식 투자자가 불편함 없이 투자할 수 있도록 적시성 높은 정보와 전략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AI 기술·글로벌 파트너십 바탕으로 고객 투자 지원
NH투자증권은 삼프로(3PRO)의 ‘GIN’ 서비스와 독점 계약을 체결하고, 미국 ‘펀드스트랫’의 대표 전략가 톰 리와 기술적 분석 전문가 마크 뉴의 콘텐츠를 국내 최초로 제공한다. 월스트리트저널·블룸버그·이코노미스트 등 주요 외신의 시장 지표 분석 자료도 함께 제공되며, 모든 콘텐츠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요약, 한글 번역, 음성 더빙 서비스로 이용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미국 대표 투자 플랫폼 ‘시킹알파’(Seeking Alpha)와 국내 3년 독점 계약도 체결한 만큼 연계 서비스도 선보일 예정이다. 종목별 뉴스, 전문가 분석, 레이팅(종목 평가)은 물론, 고객 잔고 및 관심 그룹에 대한 투자 건전성 점검, 부진 종목의 대체 추천 등 단계별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NH투자증권은 거래 부담 최소화를 위해 지난 3월부터 미국 주식 거래 수수료를 최대 2년까지 무료로 하고, 자동환전 100% 우대, 주식모으기 매수 수수료 무료 등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더불어 정보 탐색과 거래 지원을 위한 AI 에이전트 서비스도 개발 중이며, 미국 현지 API 사업자와의 협력을 통해 검증된 알고리즘을 제공할 예정이다.
강 대표는 “‘현지인처럼 투자하기’는 AI 기술 접목과 글로벌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고객의 해외투자 여정을 빈틈없이 지원하는 NH투자증권의 새로운 비전”이라며 “정보 격차가 수익 격차를 만드는 시대에 맞춰 콘텐츠와 투자 전략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해 시장 기준을 새롭게 정립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NH투자증권은 앞으로 글로벌 투자 콘텐츠 제휴 확대, AI 기반 투자 에이전트 기능 고도화 등 후속 프로그램을 통해 ‘현지인처럼 투자하기’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콘텐츠 중심의 투자 인사이트 플랫폼’으로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미국 외 다른 국가의 투자 정보 제공 등 외형 확장 가능성도 열어놨다.
윤 대표는 “증권사 간 수수료 경쟁에 그치지 않고 AI 기술과 전략적 글로벌 파트너십을 통해 올바른 투자 결정을 돕는 고객 중심 서비스를 강화할 것”이라며 “고객이 느끼는 해외 투자의 어려움에 대해 깊이 공감하고, 적시성 높은 투자 정보와 전략을 제공해 당장의 증권사 수익 추구보다는 고객 자산 성장을 최우선으로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