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외식·여행부터 줄일 전망
소비자심리 1년 만에 100 하회
최근 코스피가 사상 처음 7500선을 터치하고 반도체 수출도 전례없는 호황을 맞았지만, 체감 경기에는 온기가 돌지 않는 괴리 현상이 커지고 있다.
중동전쟁에 따른 고유가로 물가 부담이 커지고 청년층 고용 한파도 계속되며 서민들은 지갑을 닫고 있는 모습이다.
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소비지출전망 소비자심리지수(CSI)는 올해 1~3월 111을 유지하다가 지난달 108로 하락했다.
소비자심리지수가 100을 넘으면 낙관적, 100을 밑돌면 비관적임을 뜻한다. 다만 지난달 소비지출전망이 100 이상으로 나타난 것은 주거비 등 필수지출 부담이 크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구체적으로 주거비 지출전망은 105를 기록했고 교통비 및 통신비 111, 의료·보건비 111 등으로 조사됐다.
반면 필수적이지 않은 소비분야 지출 전망은 중동사태 난 2월 이후 3개월 연속 감소 중이다. 교양·오락·문화생활비 91, 여행비 92, 외식비 93, 의류비 96, 내구재 94 등으로 나타났다.
고유가로 인한 물가 상승이 나타나며 여가·여행처럼 고비용 선택 항목부터 선별적으로 줄이는 ‘전략적 긴축’에 나서고 있는 셈이다.
향후 물가수준 전망 CSI는 지난해 말 140대에서 지난달 153으로 치솟았다. 고물가가 장기화될 경우 필수 지출까지 허리띠를 졸라매는 전방위적인 내수 침체가 올 것이란 경고음이 나온다.
중동 사태 여파로 올 하반기까지 물가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2.6% 상승했다. 1년9개월만에 가장 큰 오름폭이다. 특히 석유류가 21.9% 급등했고 국제항공료도 15.9% 올랐다.
K자형 성장·증시 포모 현상도 심화
취업기회전망 역시 82로 3개월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기업 구조조정과 인공지능(AI)의 일자리 대체 등으로 인한 채용시장 한파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전체 소비자심리지수는 99.2로 전월보다 7.8포인트 하락했다. 100을 밑돈 것은 지난해 4월 이후 1년 만이다. 지난달 낙폭은 비상계엄 사태가 있었던 2024년 12월(-12.7포인트) 이후 가장 컸다.
증시 호황과 경상수지 흑자로 경제 지표에 청신호가 들어오고 있음에도 ‘부의 효과’가 소비와 고용 등 체감 경기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은행이 지난 8일 발표한 3월 경상수지는 373억3000만 달러 흑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작년 같은 기간(194억9000만달러)의 3.8배에 달했다. 2000년대 들어 두 번째로 긴 35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하지만 소수의 반도체 대기업만 수출 실적을 이끌고 대다수 기업들은 성장이 정체된 ‘K자형 성장’이 심화하고 있단 우려가 커진다.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반도체를 제외한 제조업 생산은 전분기 대비 0.2% 증가에 그쳤다.
코스피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자 국내 주식에 투자하지 않았던 개인들 사이에선 ‘FOMO(포모·소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 심리도 빠르게 퍼지고 있단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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