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재(왼쪽)와 강상윤은 E-1 챔피언십에서 뚜렷한 가능성을 입증했다. 각각 스트라이커와 ‘다용도 미드필더’로 대표팀에 건강한 긴장을 불어넣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김주성(오른쪽)은 대표팀의 차세대 센터백으로 중국과 E-1 챔피언십 1차전에서 A매치 데뷔골까지 기록해 기쁨을 더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한국축구는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을 준우승으로 마쳤다. 홍명보 감독이 이끈 축구국가대표팀은 남자부 최종 3차전에서 ‘영원한 맞수’ 일본에 0-2로 패해 6년 만의 정상 탈환에 실패했다. 특히 한·일전 무득점 3연패로 아픔이 배가 됐다.
그럼에도 전혀 소득이 없진 않다. 2026북중미월드컵을 겨냥한 전술적 옵션을 추가하기 위해 반드시 실험이 필요한 스리백을 실전 점검했고, 이 과정에서 새 얼굴들은 물론이고 A매치 경험이 많지 않은 선수들을 충분히 테스트할 수 있었다.
홍명보 대표팀 감독도 “소득이 있었다. 열흘 가량 함께 하면서 선수들의 장단점을 파악할 수 있었다”면서 “몇몇 선수들을 눈여겨 봤다. 5명 이상이다. 특히 대회 기간 집중 테스트한 스리백에서 경쟁력을 보인 이들이 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E-1 챔피언십 명단은 K리거 23명과 일본 J리거 3명으로 구성됐는데 월드컵 본선에서 유럽파가 빠지는 상황에 대비한 한편, 그간 기회를 잡지 못한 선수들을 성장시켜 대표팀 내부에 활기를 불어넣을 필요가 있었다.
수비진에선 최근 ‘홍명보호’에 꾸준히 발탁됐고 E-1 챔피언십에서는 왼쪽 풀백과 윙백을 오간 이태석(23·포항 스틸러스)이 역시나 가장 번뜩이는 플레이로 ‘주전 굳히기’에 돌입했고 중앙수비수 김주성(25·FC서울)과 오른쪽 풀백과 센터백을 겸했던 박승욱(28·포항)도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특히 김주성은 중국전에서 A매치 데뷔골을 터트리기도 했다.
중원에도 모처럼 활력소가 등장했다. ‘제2의 이재성’ 강상윤(21·전북)은 공격에 무게를 실은 중앙 미드필더와 윙포워드로서의 역할을 무리 없이 수행했고, 홍콩전에서는 데뷔골까지 기록해 한 걸음 성장을 기대케 했다. 대표팀의 2선은 차고 넘치지만 건강한 긴장감도 나쁘지 않다.
또한 ‘홍명보호’가 출항한 이후 오현규(24·헹크)-오세훈(26·마치다 젤비아)-주민규(35·대전하나시티즌)가 경쟁한 전방에도 변화가 생겼다. 오세훈이 올 들어 뚜렷한 페이스 저하를 보인 가운데 처음 태극마크를 단 이호재(25·포항)가 홍콩전 데뷔골로 홍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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