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등 종목은 차익실현 매물
상승장 소외된 삼전, 자동차는 상승
코스피 3000선을 눈앞에 두고 강보합세로 전환된 증시에 대형주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그동안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했던 종목에선 차익 실현 매물이 나왔지만 상승장에서 소외됐던 삼성전자와 자동차 종목은 소폭 오르는 순환매가 나타났다.
17일 코스피는 장 초반 연고점인 2998.62를 찍었지만 중동 지정학적 갈등이 다시 고개를 들면서 상승폭을 축소했다. 오후 들어 하락세를 이어가다 전일대비 3.64포인트(0.12%) 오른 2950.3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에서 외국인은 1132억원, 기관은 1054억원 순매도했다.
코스피에선 상승한 종목이 327종목, 하락한 종목이 564종목으로 하락한 종목이 훨씬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강보합으로 마무리한 데는 삼성전자의 효과가 컸다.
삼성전자는 이날 1.57% 상승한 5만8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우도 2.24% 올랐다.
16일(현지시간) 미국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3.03% 오르는 등 반도체주에 대한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되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종목들은 장초반 강한 상승세로 출발했다. 빅테크 AMD가 삼성전자의 5세대 초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3E를 탑재한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삼성전자는 한때 5만 9000원 선을 넘어가기고 했다.
다만 장 중반에 이란이 미국과의 핵 협상 재개 의사를 타진했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중동 긴장이 고조되자 상승분을 반납했다.
SK하이닉스도 이날 장 초반엔 26만원까지 올랐으나 결국 전일 대비 0.4%만 오른 24만9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그동안 관세 이슈 때문에 주가가 지지부진하던 현대차와 기아도 반등했다. 17일 미국과 일본의 정상회담에서 관세 합의가 불발되면서 일본차와 경쟁하는 현대차·기아에 반사효과가 기대된 것이다. 이날 현대차는 전일 대비 1.74% 상승했으며 기아는 2.15% 올랐다.
다만 그동안 주가가 올랐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HD현대중공업은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주가가 하락했다.
두산에너빌리티 역시 장 초반엔 4% 넘게 상승하며 기아의 시총까지 추월했지만 증시가 약세로 전환하자 한때 2%가 넘는 하락폭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두산에너빌리티는 전일대비 0.34% 하락한 주가에 거래를 마쳤다.
특히 새 정부 출범에 따른 정책 기대감으로 크게 올랐던 종목에서도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며 주가가 조정받았다. 네이버(-1.43%), 카카오(-2.63%) 등의 인공지능(AI) 관련주가 그 예다.
단기간 가파르게 증시가 오른 상황에서 지수와는 상관없이 개별 종목의 변동성은 커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6월 들어 상승 랠리 지속해온 국내 증시는 3000선 앞에서 대외 불안 요인들로 관망세가 강해졌다”면서 “중동 상황 주시하며 차익실현 가능성 존재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코스닥 종목은 대체로 약세를 보인 가운데 인적분할·지주사 전환으로 지난주 주가 된서리를 맞았던 파마리서치는 17일에도 8.3% 하락했다. 맥쿼리증권이 목표주가를 32%나 낮추면서 지배구조 리스크를 지적한 영향이 컸다. 맥쿼리 측은 “이번 지배구조 개편은 소액주주 희생 기반의 지배력 강화다”면서 “홀딩스 상장으로 이중 상장 구조도 만들게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