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3구 아파트값 2022년 이후
두 자릿수 상승하는 동안
강북 지역은 오히려 떨어져
주민들 “똑같은 규제 적용 억울”
정부가 서울 전역과 경기 일부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로 묶으며 노원·도봉·강북구 등 서울 강북 지역 아파트 보유자들 사이에서 불만이 커지고 있다. 아직 2022년도 당시 전 고점에 다다르지도 못했는데 아파트 가격이 수십억원 이상 오른 강남 지역과 똑같은 규제를 적용받게 돼서다.
1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노원구 ‘상계주공5단지’ 전용 31㎡ 매물은 5억5000만원이었던 가격을 지난 16일 5억3000만원으로 2000만원 낮췄다. 정부가 고강도 부동산 규제를 발표한 다음 날 바로 가격을 내렸다. 이 매물은 월세를 안고 있는데 오는 20일부터 토허제 지정 효과가 적용되면 갭투자(전세 끼고 매매)가 불가능해지기에 서둘러 아파트를 팔기 위해서다.
앞서 정부는 지난 15일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한다는 취지로 서울 25개 자치구와 경기도 12개 지역을 규제 지역(조정대상지역 및 투기과열지구)과 토허제로 지정했다. 규제 지역이 되면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의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40%로 줄어든다. 취득세율의 경우 2주택부터 8%, 3주택 이상은 12%로 중과세율이 적용된다. 토허제로 묶이면 아파트 거래시 토지거래 허가를 담당 구청으로부터 받아야 하고, 갭투자가 막힌다.
강북 지역 주민들은 정책이 형평성에 맞지 않다며 반발하고 있다. 아직 아파트 가격이 전고점도 회복하지 못했는데 고강도 규제로 다시 집값이 떨어질 것이란 이유에서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의 시계열 분석에 따르면 2022년 12월 마지막 주 대비 지난 9월 마지막 주 서울 노원구의 아파트 가격은 1.4% 떨어졌다. 도봉구(-5.77%)와 강북구(-3.62%)는 하락폭이 더 컸다. 강남구(19.32%) 서초구(21.34%) 송파구(26.98%) 용산구(15.01%) 등이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인 것과 대조적이다.
강북 지역 아파트 가격은 뒤늦게 상승률을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 13일 기준(2주 누계) 노원구 아파트 가격은 0.15%, 도봉구는 0.09% 올랐다. 지난 3월까지는 주간 기준으로도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기도 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번 대출 규제로 강북 지역 아파트 가격이 더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강북 지역까지 토허제로 지정돼 갭투자가 불가능해졌다”며 “실거주자만 아파트를 살 수 있는데, 이들은 최대한 서울 중심부로 진출하려 해 강북 아파트가 부동산 시장에서 더 외면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