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일 좀 그렇게 해봐라”…日축구팬 ‘청소문화’ 자국서 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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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일 좀 그렇게 해봐라”…日축구팬 ‘청소문화’ 자국서 역풍

업데이트 : 2026.06.17 10:29 닫기

일본 남성 가사 참여율 OECD 최저
가사노동 여성이 남성보다 6배 더해

일본 축구팬들의 경기장 청소 문화를 비난하며 집에서나 청소를 도우라고 비난하는 내용의 SNS 글 [X 캡처]

일본 축구팬들의 경기장 청소 문화를 비난하며 집에서나 청소를 도우라고 비난하는 내용의 SNS 글 [X 캡처]

최근 개막한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일본 축구팬들의 경기장 청소 문화가 다시 한 번 세계적인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15일 국제축구연맹(FIFA)이 일본 대표팀의 네덜란드전 직후 관중석에서 쓰레기를 수거하는 일본 팬들의 모습을 소개하면서 ‘존중(Respect)의 문화’라는 평가가 이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과거와 달리 박수만 쏟아지는 것이 아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일본 사회의 이중성을 지적하는 비판도 함께 확산되고 있다.

FIFA가 공개한 영상에서 일본 팬들은 파란색 쓰레기봉투를 들고 관중석을 돌며 쓰레기를 수거했다. 한 팬은 “선수와 다른 팬들, 그리고 경기장에 대한 존중의 표현”이라며 “어질러 놓고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설명했다.

일본 축구팬들의 청소 문화는 1998년 프랑스 월드컵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일본 대표팀의 상징색인 파란색 봉투를 응원 도구로 사용하던 팬들이 자연스럽게 쓰레기를 수거한 것이 시작이었다. 이후 월드컵마다 반복되면서 일본 팬들의 대표적인 이미지로 자리 잡았다.

실제로 FIFA 영상에는 “훌륭한 전통” “모든 나라가 배워야 할 문화” “진정한 스포츠 정신”이라는 댓글이 이어졌다.

지난 14일(현지시간) 2026 북중미 월드컵 일본-네덜란드 경기가 끝난 뒤 경기장을 청소하고 있는 일본 축구팬들. [AP 연합뉴스]

지난 14일(현지시간) 2026 북중미 월드컵 일본-네덜란드 경기가 끝난 뒤 경기장을 청소하고 있는 일본 축구팬들. [AP 연합뉴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른 반응도 적지 않았다.

특히 자국 SNS에서는 “경기장은 청소하면서 집에서는 청소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일본 남성의 낮은 가사 참여율을 문제 삼으며 “밖에서 보여주기식 청소를 할 시간에 집안일이나 더 도우라”는 지적이다.

이 같은 비판의 배경에는 일본 사회가 안고 있는 성별 역할 분담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에 따르면 일본 남성의 무급노동(가사·육아·돌봄 등) 시간은 하루 평균 41분에 불과하다. 주요 선진국 가운데 최하위로 미국·유럽 남성의 4분의 1 수준이다. 반면 여성은 이보다 6배 많은 하루 224분을 가사와 육아에 사용한다.

일본의 도시 환경을 둘러싼 논란도 재점화됐다.

일부 외국인 관광객들은 “일본은 거리 쓰레기통이 지나치게 부족하다”며 일본의 청결 이미지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1995년 도쿄 지하철 사린 사건 이후 공공 쓰레기통이 대거 철거된 일본에서는 시민들이 쓰레기를 집으로 가져가는 문화가 정착됐지만, 관광객 증가로 인해 상황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쓰레기통이 없어서 편의점 주변이나 역 주변에 쓰레기가 쌓인다” “관광지 골목에는 의외로 쓰레기가 많다”는 경험담도 적지 않게 올라오고 있다.

‘JAPAN PRIDE’ 문구를 사용해 일본축구협회와 APA호텔을 홍보하는 사진 [APA호텔]

‘JAPAN PRIDE’ 문구를 사용해 일본축구협회와 APA호텔을 홍보하는 사진 [APA호텔]

이번 월드컵에서는 청소에 사용된 파란색 봉투를 둘러싼 정치적 논란까지 불거졌다.

일부 이용자들은 일본 팬들이 사용하는 ‘JAPAN PRIDE’ 문구가 적힌 파란색 봉투가 일본 축구협회(JFA)의 후원사인 아파(APA)호텔과 관련돼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JFA는 이달 초 아파호텔과의 일본 국가대표팀 파트너십 계약을 2030년까지 연장하기로 기본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아파호텔은 2023년부터 일본 축구대표팀을 후원해 왔으며, ‘JAPAN PRIDE’를 핵심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문제는 아파호텔이 일본 내에서 대표적인 보수·우익 성향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는 점이다. 창업자인 모토야 도시오 회장이 난징대학살 부정론 등 역사 수정주의 성향의 저서를 객실에 비치해 국제적인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에 일부 해외 이용자들은 “청소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특정 정치적 메시지가 담긴 기업 브랜드가 함께 노출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일본 내에서는 과도한 정치적 해석이라는 반론도 적지 않다. 청소 문화 자체는 특정 기업이나 정치적 성향과 무관하게 30년 가까이 이어져 온 시민 문화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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