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로보택시 심야 강남 시승기
카메라 7대-레이더 5대 등 ‘눈 역할’… 주변 차량-보행자 3D 실시간 포착
정보통신기업 가세, 시장 지각변동… “정책 마련-규제 완화로 활성화를”
매봉역에서 출발해 운전대가 스스로 돌아가며 매끄럽게 사거리를 빠져나갔다. 좌석 앞 디스플레이에선 자율주행 인공지능(AI)이 주변 차량과 보행자를 3차원(3D)으로 실시간 포착하고 궤적을 예측해 주행 경로를 그렸다. 우회전 직후 차선을 바꾸려는 순간, 차가 스스로 멈춰 서기도 했다. 뒤에서 빠르게 달려오는 차량을 감지한 것이다. 카메라 7대와 라이다 5대, 레이더 5대가 운전자의 눈을 대신해 주변을 읽고 AI가 즉각 제동을 건 순간이었다. 간혹 보도 위 보행자 옆에서 멈칫거리기도 했지만 전반적인 주행은 무난했다.
●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의 반격, 자율주행 판 흔든다

글로벌 자율주행 시장은 센서 데이터를 AI가 통째로 학습해 운행하는 테슬라의 ‘엔드투엔드(E2E)’ 방식과 사람이 짜놓은 ‘규칙’을 기반으로 운행하는 구글 웨이모의 ‘모듈형’으로 양분돼 있다. 최근 유연한 상황 판단이 강점인 E2E가 대세로 굳어졌으나, 막대한 자본과 주행 데이터가 요구돼 진입 장벽이 높았다.

하지만 글로벌 선도국과의 격차는 여전히 크다. 미국 일부 도시에선 완전 무인 레벨4 로보택시가 일상이 됐고, 구글 웨이모와 중국 비야디(BYD) 등의 국내 진입도 예고됐다. 무엇보다 뼈아픈 장벽은 ‘데이터 격차’다. 국내 자율주행 업체 전체의 누적 주행거리가 약 1300만 km에 그친 반면에 웨이모는 무인 주행으로만 2억 마일(약 3억2000만 km)을 돌파했다. 테슬라는 전 세계에서 70억 마일(약 112억 km)의 데이터를 쓸어 담았고, 중국 바이두도 일찌감치 1억 km를 넘어섰다.
시험 운행 구역을 시 단위 이상으로 대폭 개방해 실도로 데이터 축적을 돕는 미중과 달리 한국은 좁은 시범 구간과 각종 안전 규제 때문에 확보된 데이터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현재 서울에서 지정된 시범운행지구는 강남 및 서초구 일대, 상암동 일대 등으로 한정돼 있다. 삼정KPMG는 최근 보고서에서 “자율주행차에 대한 정책 마련과 규제 완화는 시장 활성화를 견인한다”며 적극적인 생태계 조성 노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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