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군인→내란 피의자’, 특검 과잉이 만든 부조리극 아닌가 [논설실 P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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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군인→내란 피의자’, 특검 과잉이 만든 부조리극 아닌가 [논설실 Pick]

업데이트 : 2026.07.02 18:41 닫기

“서강대교 넘지 말고 기다려라”
계엄 명령 거부 조성현 전 단장
2차 종합특검서 피의자로 전환

‘찰나적 복종’과 ‘이성적 제동’
앞단만 보는 해석은 위험천만

권창영 2차 종합특별검사팀의 김지미 특검보가 지난달 29일 과천 특검사무실에서 수사 관련 사항 등을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권창영 2차 종합특별검사팀의 김지미 특검보가 지난달 29일 과천 특검사무실에서 수사 관련 사항 등을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질문 하나.

당신은 상사로부터 도저히 수횽할 수 없는 지시를 받았을 때 어떻게 행동하겠는가.

사람마다 각양각색이겠지만, 대체로 지시를 일단 접수한 뒤 거부 논리와 출구전략을 찾기 위해 궁리하지 않을까 싶다. 이 과정에서 지시 순간의 ‘찰나의 상명하복’과 이를 바꾸는 ‘이성적 제동’ 사이에는 물리적 시차가 발생한다.

좀 거창하지만 이 내적 갈등을 역사로 확장하면, 이성적 제동이 망가질 때 비극이 시작된다. 나치의 유대인 학살에서 충실한 집행자였던 군인 아돌프 아이히만이, 5·18 민주화운동에선 시민을 향해 방아쇠를 당긴 계엄군이 그러했다.

최근 2차 종합특별검사팀이 조성현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대령)을 피의자로 입건했다.

조 전 단장은 비상계엄 당시 후속 부대에 “서강대교를 넘지 말고 대기하라”며 상부 명령을 거부한 인물이다.

하지만 특검은 그가 계엄 발동 초기 상부 명령을 하달했다는 점을 문제 삼아 내란 가담의 책임을 따질 태세다. 이를 두고 사건의 전체 맥락을 살피지 않는 기계적 접근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 소식을 접하며 행동경제학의 큰 별인 고(故) 대니얼 카너먼이 떠올랐다.

그는 인간에게서 두 개의 인지 반응이 작동한다고 봤다.

자동반사적이며 직관적인 반응(thinking fast)과 추론·이성적 반응(thinking slow)이다.

그의 이중 작용 논리를 명령에 죽고 사는 군대 문화에 비춰보면, 부당한 상부 명령에 군인은 자동반사적으로 “예”라고 말하고, 뒤따르는 추론·이성적 반응을 통해 처음의 복종을 교정하려 할 것이다.

천만다행으로 조 전 단장은 이성적 제동력을 발휘해 국민적 피해를 최소화한 사례가 됐다. 그 점이 인정돼 보국훈장이 수여됐고. 이재명 대통령은 그를 진정한 참군인이라고 불렀다.

종합특검에 앞서 이 사안을 다뤘던 내란특검도 이 같은 전후 맥락을 살펴 불입건 결정했다.

그런데도 후속 특검이 계엄 발동 초기 찰나의 상명하복에 집착해 뒤를 잇는 이성적 제동과 명령 거부라는 결과값을 애써 외면하려는 게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좀 더 솔직해지자.

특검 간 이런 엇박자는 올해 초 여당이 3대 특검으로도 모자라 종합특검을 밀어붙이면서 예고된 혼란일 수 있다.

특검 과잉이 사회에 ‘거부할 용기’를 위축시키는 역설을 낳는 건 아닐지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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