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도로공사가 전면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단순한 관리 효율 개선을 넘어 인공지능(AI) 기반 점검·운영·서비스로 고속도로 운영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는 전략이다.
공사는 지난해 생성형 AI 'ex-GPT'를 개발해 올해 6월부터 전 부서에 적용했다. 사내 데이터와 대규모 언어모델을 결합해 질문에 즉시 답변하는 구조로 구조물 점검 현장에선 사진과 특징을 입력하면 자동으로 보고서를 작성하고 과거 이력과 비교해 손상 추이를 분석한다. 점검과 분석에 투입되던 시간이 크게 줄고 대응 속도와 품질이 동시에 높아졌다.
교통 안전 분야에도 AI가 투입됐다. 고속도로 적재불량 단속 시스템은 AI가 차량 이미지를 인식해 위반 여부를 판별한다. 낙하물 사고는 2020년 1~3월 3530건에서 올해 같은 기간 2465건으로 감소했다. 자율주행차 시대에는 적재불량 차량의 진입 자체를 차단하는 실시간 시스템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반복 업무는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 '길봇'이 대체한다. 지금까지 43개 과제를 자동화해 연간 2만5000시간을 줄였고, 올해는 14개 과제를 추가해 9000시간 절감을 목표로 한다. 공사는 AI를 접목한 지능형 프로세스 자동화(IPA)로 발전시켜 행정의 정밀도와 생산성을 높일 방침이다.

아울러 공사는 건설·유지관리·교통 등 8개 분야 490종 데이터를 개방하고, AI 학습용 비정형 데이터 12종을 추가했다. 하루 평균 1500명이 접속해 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다. 교통 데이터 기반 '안전운전 땡큐 포인트' 서비스는 144만 회 휴식을 유도하며 졸음운전을 13% 줄였다.
향후 공사는 AI를 기반으로 도로 점검과 안전관리, 서비스 고도화를 추진한다. 공사는 지난 8월까지 C-ITS 시범사업을 진행해 차량과 도로가 정보를 실시간 교환하는 예측형 교통 안전 체계를 검증했다. 수원 ITS 아태총회에서 기술 시연을 마친 뒤 현재는 전국 확대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 시범사업 결과를 토대로 2차 사고 예방 효과를 높이고 향후 자율주행차 안전운행 기반으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
함진규 한국도로공사 사장은 “AI와 데이터는 고속도로의 새로운 엔진”이라며 “디지털 전환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인 만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