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수록 행복해지는 인생의 태도에 관하여/글래디스 맥게리 지음·이주만 옮김/432쪽·2만1000원·부키
이 뻔하디뻔한 말도 103세 어르신이 하면 무게감이 다르다. 심지어 “내 기준에 99세 이하면 모두 젊은 사람”이라고 말하는 저자는 80년간 무수한 환자를 돌본 의료인. 그는 100세 넘게 장수하는 비결에 대해 물으면 답을 주저하지만, “진정한 건강과 행복을 누리는 일에 대해선 내 조언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한다. 자신이 경험한 행복 비결과 올바른 인생 태도에 대해 들려준다.
살면서 그가 마냥 행복했던 것은 아니다. 두 차례 암 투병, 딸의 죽음, 이혼 등 힘든 일도 많았다. 여성으로서 숱한 성차별도 감내해야 했다. 난독증도 그가 넘어야 할 산이었다. 그는 병과 마음의 상처를 치료하는 것만이 의학의 전부가 아니라고 믿었다. ‘전인의학(Holistic medicine)’의 선구자로 불리는 그는 우리 존재와 삶 전체를, 인생의 태도를 바꿈으로써 치료하고 가꿔야 할 대상으로 봤다.
저자는 자신의 가슴이 요동치는 일, 삶에 생기를 불어넣는 일을 계속 찾으라고 권한다. 또 두려움 없이 모두와 친구가 돼 세상으로부터 도움을 받고, 끊임없이 자신의 에너지를 아끼지 말고 소비하며 살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반드시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취미가 필요하다고도 조언한다. “생명은 끝없이 움직여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상투적 조언으로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1세기가 넘도록 그가 살아온 궤적 앞에선 겸손해질 수밖에 없다. 그는 80대에도 아프가니스탄으로 가서 여성들의 건강 개선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이 책을 출간한 시기는 102세였다.
김기윤 기자 pe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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