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아내가 뇌종양으로 쓰러졌다… 어떻게 일으켜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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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명 작가의 자전적 소설 고통을 마주하는 분투 그려 ◇서성이다/장강명 지음/228쪽·1만5000원·현대문학 토요일 늦은 밤. 아내가 방 안에서 매트리스 커버를 들고 서 있었다. 처음에는 전기장판을 깔려는 줄 알았다. 자세히 보니 그제야 보였다. 아내의 바지와 어깨에 묻은 토사물이. 장편소설 ‘한국이 싫어서’ 등으로 널리 알려진 작가의 자전적 소설이다. 아내가 갑작스럽게 응급실에 실려 간 뒤 수술을 받기까지 한 남자의 심리적 고투를 그렸다. 주인공 안시찬은 결혼 20년 차 소설가다. 어느 밤 아내가 이상 증세를 보이자 구급차를 불러 응급실로 향한다. 뇌출혈로 쓰러진 아내의 뇌에서 종양이 발견된다. 그는 중환자실과 수술실 앞을 서성인다. 처음 안시찬은 놀라울 정도로 냉철하다. 아내가 중환자실에 있는데도 앞으로의 업무 일정을 어떻게 조정할지, 이사를 앞두고 은행 대출에는 문제가 없을지 계산한다. 병원 안에서 어떻게 움직여야 시간을 아낄 수 있는지도 따진다. 감당할 수 없는 불행 앞에서도 그는 평생 몸에 밴 ‘효율’의 방식으로 상황을 통제하려 한다. 효율에 대한 강박은 어쩌면 아내를 향해서도 동일했을지 모른다. 안시찬은 독서 플랫폼을 운영하는 아내에게 조언을 빙자한 잔소리를 자주 했다. 내향적인 아내에게 사람들과 어울려야 한다고 독려했다. 하기 싫거나 힘들어 망설이는 일 앞에서는 ‘등을 밀어주는’ 게 아내를 위한 일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병원에서 그 믿음은 죄책감으로 뒤집힌다. 그는 자신이 평생 아내의 등을 떠밀었기 때문에 아내의 뇌에 종양이 생겼는지도 모른다고 자책한다. 안시찬은 하늘 아래서 몸을 비틀며 펑펑 운다. 신을 믿지 않는 사람인데도 기도한다. 아내가 의식을 되찾게 해달라고, 예전의 총명함과 활기와 기억을 돌려달라고. “고통을 기록해둘 거야”라고 외치는 안시찬의 모습을 보다 보면, 고통을 마주한 모습마저 문학으로 남기려는 작가의 치열한 모습이 아른거린다. 안시찬은 아내와의 추억을 회상하며 과거 자신이 썼던 소설의 문장(“너를 만나기 위해 이 모든 일을 다시 겪으라면, 나는 그렇게 할 거야”)을 떠올리는데, 이는 작가의 장편소설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의 문장 그대로다. 저자는 책 말미 ‘작가의 말’에 이렇게 썼다. “종교가 있으신 분들은 제 아내 김새섬(김혜정) 그믐 대표를 위해 빌어주십시오. 염치없게 부탁드립니다.” 책의 향기 > 구독 이런 구독물도 추천합니다! 동아닷컴 신간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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