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예술가의 걸작 뒤엔 술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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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과 예술가/알렉상드르 라크루아 지음·백선희 옮김/188쪽·1만5000원·을유문화사 프랑스 작가 마르그리트 뒤라스는 책 ‘죽음의 병’(1982년)을 쓸 당시 하루에 6L의 포도주를 마셨다고 한다. 자기 파괴적인 삶 속에 탄생한 이 책은 사랑하지 못하는 인간의 실존적 결핍을 집요하게 파고든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훗날 방송에서 뒤라스는 “(술을 마시며) 나 자신을 혐오하는 것이 좋았다”며 “그런 추락을 즐기는 측면도 없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처럼 취기는 작가들에게 이성의 억압을 벗어던지고 기꺼이 글을 쓰게 하는 촉매제가 되기도 한다. 어디 뒤라스만일까. 아일랜드 출신의 화가 프랜시스 베이컨은 술 마신 다음 날 오전에 그림을 그리곤 했고, 미국 작가 잭 케루악은 글을 쓰고자 하는 이들에게 “술에 취한 극도의 흥분 상태로 책상에 앉을 것”을 권고했다. 책은 대문호와 술의 지독한 인연을 살피며 예술사 전반을 재조명한다. 술이 본격적으로 예술에 영향을 미치게 된 것은 19세기 이후다. 이전 문학사에서 술꾼으로 등장한 인물들은 대부분 아둔하고 악한 인간이었다. 그러나 19세기 시인 보들레르는 달랐다. 그는 이러한 상투성을 깨고, 술꾼의 심리를 처음으로 탐구하며 그 인물의 내면을 이해해 보려 애썼다. 작가의 생활 양식은 물론이며, 소설의 형식에도 술이 영향을 미친 셈이다. 취기를 창작의 동력으로 낭만화하는 책은 아니다. 하지만 “술은 인간이 자신의 의식을 분열되고 와해된 것으로 생각하도록 이끄는 동향에 동참했으며, 도덕적 질서를 뒤흔들었다”는 것이 저자의 의견이다. 책의 향기 > 구독 이런 구독물도 추천합니다! 고양이 눈 동아광장 은퇴 레시피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좋아요 0개 슬퍼요 0개 화나요 0개 지금 뜨는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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