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오감 외 시간감각… 인간도 미모사만큼 정확하다

3 days ago 14

일정한 시간에 잎 움직이는 미모사… 빛 안드는 곳에서도 행동시점 조절 인간도 본능적으로 생활 리듬 유지 동식물뿐만 아니라 인간에게도 ‘오감’보다 훨씬 다양한 감각 존재 ◇감각의 신세계/재키 히킨스 지음·이민아 옮김/496쪽·2만5000원·위즈덤하우스 식물 ‘미모사’는 빛이 들지 않는 곳에서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일정한 주기로 잎을 접고 펼친다. 인간 역시 외부 시간을 모르는 상황에서도 내부의 생체 시계에 따라 일정한 생활 리듬을 유지하는 ‘시간 감각’을 지니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공작도, 사마귀도, 새우도 아닌 ‘공작사마귀새우’는 동물계에서 가장 강력한 펀치를 날리는 생물로 유명하다. 하지만 이 동물의 신비는 힘센 주먹에서 끝나지 않는다. 파리의 겹눈처럼 촘촘한 구조를 지닌 눈에는 빛을 감지하는 세포인 광수용기가 약 스무 가지 유형으로 발달해 있다. 덕분에 인간이 볼 수 없는 자외선은 물론이고 빛이 특정 방향으로 진동하는 편광 등을 감지한다. 감각이 시각과 후각, 청각, 촉각, 미각 등 ‘오감(五感)’으로 구성된다는 인식은 기원전 4세기 아리스토텔레스가 체계화한 뒤 오랫동안 상식처럼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영국 BBC 방송과 디스커버리 채널 등에서 20여 년간 야생동물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저자는 동물의 세계를 탐구하며 인간과 동물이 오감보다 훨씬 다양한 감각을 지니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 책에서는 다양한 ‘감각의 신세계’를 엿볼 수 있다. ‘먼지거미’는 동이 트기 수 시간 전부터 거미줄을 새로 짓기 시작해 해가 뜨기 전에 작업을 마친다. 외부의 빛이 차단된 환경에서도 일정한 활동 주기를 유지하는데, 몸속 생체시계가 시간의 흐름을 가늠해 행동 시점을 조절하기 때문이다. ‘미모사’ 역시 빛이 들지 않는 벽장 안에서도 일정한 시간에 잎을 접고 펼친다. 이 책이 더 흥미로운 건 동식물의 다채로운 감각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가능성을 인간에게까지 확장한다는 데 있다. 인간 역시 외부의 시간 정보가 차단된 환경에서도 몸속 생체 시계에 따라 일정한 생활 리듬을 유지한다. 1962년 프랑스 동굴학자 미셸 시프르는 지하 40m 동굴에서 두 달 동안 시계 없이 생활했다. 그는 낮과 밤의 구분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여겼지만, 몸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비교적 규칙적인 수면과 활동 주기를 이어갔다. 이 실험은 생물의 신체 활동이 일정한 주기에 따라 변화하는 원리를 연구하는 ‘시간생물학’의 발전에 중요한 계기가 됐다.‘누에나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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