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이란혁명 오판한 미국… 동맹을 적으로 만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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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로 동맹 이어 왔던 미국-이란… 1979년 이란혁명 기점으로 갈등 이란, 혁명 이후 ‘반미주의’ 정책… 美, 변혁 신호 놓치며 적대 관계로 ◇1979년 이란혁명, 그리고 미국의 오판/스콧 앤더슨 지음·이재황 옮김/682쪽·4만3000원·책과함께 신간은 미국과 이란의 적대 관계를 초래한 1979년 이란혁명의 이면을 되짚는다. 1979년 테헤란에서 시위를 벌이는 반왕조 시위자들. 사진 출처 위키피디아 미국과 이란은 왜 반세기 가까이 서로를 가장 위험한 적으로 여길까. 핵 개발과 경제 제재만으로는 양국 사이에 쌓인 깊은 불신을 설명하기 어렵다. 그 출발점에는 1979년 이란혁명이 있다. 종군기자 스콧 앤더슨의 신간은 오늘날 미국과 이란의 적대 관계를 낳은 결정적 분기점을 되짚는 역사 논픽션이다. 40년 가까이 레바논, 체첸, 수단, 보스니아, 엘살바도르 등 세계 분쟁 현장을 취재해 온 저자는 팔레비 왕가 측근과 카터 행정부의 백악관·국무부·중앙정보국(CIA) 관계자, 옛 혁명가 등 생존 증인 수십 명을 인터뷰하고 기밀 해제 문서와 회고록을 교차 검증해 혁명의 전말을 복원했다. 반세기 전만 해도 이란은 미국이 서아시아에서 가장 신뢰하던 동맹국이었다. 그러나 1979년 이란혁명은 두 나라의 관계를 근본부터 뒤집었다. 무함마드 리자 팔레비 국왕의 장기 집권과 서방식 근대화 정책에 대한 반발 속에서 일어난 이란혁명은 현대 세계 최초의 성공한 종교 혁명으로 평가받는다. 혁명 이후 이란은 반미주의를 국가 정체성의 한 축으로 삼았고, 미국은 핵심 동맹국을 하루아침에 잃었다. 책이 특히 공을 들이는 대목은 혁명 자체보다 이에 대한 미국의 오판이다. 혁명 발발 5개월 전 CIA는 “가까운 장래에 이란의 정치 행태에는 어떠한 급진적 변화도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1978년 말 이란 전역이 총파업과 시위로 마비되고 내전 직전까지 치달았지만, 지미 카터 대통령은 여전히 팔레비 국왕이 사태를 수습할 수 있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불과 몇 주 뒤 팔레비는 왕좌를 버리고 망명길에 올랐다. 저자는 미국이 이미 눈앞에서 진행 중인 혁명의 신호를 보고도 믿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소련과 맞닿은 전략적 요충지이자 석유 공급처, 미국 최대 군수품 시장이었던 이란은 미국에 너무나 중요한 동맹이었다. 오히려 이 때문에 미국 외교가에서는 기존 관계를 흔드는 정보를 외면하는 분위기가 자리 잡았고, 결국 미국은 ‘샤(국왕)가 없는 이란’을 상상조차 하지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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