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반짝 상승 뒤 지지부진…美도 예외없는 'IPO의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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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반도체를 개발하는 미국 세레브라스 주가는 상장 첫날인 지난달 14일 공모가(185달러) 대비 68.2% 오른 311.07달러에 마감했다. ‘엔비디아의 대항마’가 될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이 쏟아진 영향이 컸다. 하지만 17거래일째인 이달 8일 세레브라스는 237.83달러로 떨어졌다. 첫날 종가에 매수해 보유 중이라면 손실률은 23.5%에 달한다.

기업공개(IPO) 이후 주가가 실망스러운 흐름을 나타내는 것은 월가에서 드물지 않다. 9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제이 리터 플로리다대 워링턴경영대학원 명예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미국 상장 기업의 IPO 첫날 공모가 대비 종가 상승률 평균은 약 19%다. 하지만 주식을 3년간 보유했다면 수익률은 벤치마크 대비 약 21% 낮았다. 리터 교수가 1980년부터 2024년까지 미국에 상장된 9300개 기업을 분석한 결과다.

최근 상장 기업의 전체 주식에서 공모주 비중이 크지 않은 것도 급등락이 되풀이되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거래량 자체가 많지 않다 보니 주가가 초기에 부풀려졌다가 일정 기간 뒤 보호예수 해제로 기존 주주 물량이 시장에 나오며 하락한다는 것이다.

리터 교수 연구에 따르면 연매출이 1억달러 이상이면서 전체 주식의 10% 이하만 공모한 기업의 3년 뒤 주가 상승률은 벤치마크 대비 5% 낮았다. WSJ는 “스페이스X는 전체 주식의 5% 미만을 공모할 예정”이라며 “로켓 발사를 구경하는 건 즐거운 일이지만 로켓에 타는 건(스페이스X 투자) 완전히 다른 경험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에서도 공모주 투자 열풍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상장한 15곳 중 11곳의 주가(8일 종가 기준)가 공모가보다 낮았다.

물론 비상장주식을 사들이거나 공모가에 주식을 매입했다면 수익을 낼 가능성이 작지 않다. 하지만 개인투자자가 공모주에 투자해 수익을 내는 건 쉽지 않은 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비상장주식에 투자하거나 공모가에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투자자 대부분은 대형 기관이기 때문이다. 대다수 개인투자자는 장이 열리고 주가가 급등한 상태에서 주식을 사들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기관투자가도 공모주를 원하는 만큼 배정받기는 어렵다. 미국 역시 한국과 마찬가지로 IPO에서 많은 주식을 배정받으려면 투자 매력이 낮은 IPO에도 입찰해야 하기 때문이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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