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6만마리 폐사, 99%가 가금류
닭고기값 3.8%-삼겹살 2.6% 올라
수박-고등어값도 30% 가량 급등
정부 “휴가철 수급관리-할인 지원”
● 초복 앞두고 닭고기 수급 비상
이날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9일 기준 닭고기 kg당 가격은 5925원으로 평년 5708원 대비 3.8% 올랐다. 아직은 수급에 큰 문제는 없지만 닭은 자체 체온조절 기능이 없어 외부 온도가 올라가면 체온이 올라 폐사되는 개체 수가 급증하는 경우가 많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매년 초복 시즌을 앞두고 삼계탕 수요 때문에 닭고기를 찾는 이들이 급증하는데 지금 같은 폭염이 지속되면 폐사율이 늘어 공급량이 줄어들 수 있다”며 “이 경우 시세가 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폭염으로 휴가철에 수요가 많아지는 돼지고기 공급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산 돼지고기 도매가는 지난해 대비 5%가량 오른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보통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는 8월경에 출하되는 돼지 수가 줄어드는데 올해는 이른 폭염으로 예년보다 빠르게 출하 수가 줄었다”며 “이 때문에 시세가 전년 대비 소폭 상승했다”고 말했다. 9일 기준 국내산 삼겹살 100g의 소매가격은 2806원으로 지난해 2736원 대비 2.6%가량 올랐다.
돼지를 낳는 모돈(엄마돼지)의 수가 지난해 7월 대비 3∼4% 줄어든 것도 문제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돼지고기는 휴가철에 수요가 급증하는데 폭염으로 폐사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어 돈육 수급 상황을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물가 비상에 선제 관리 나선다폭염에 취약한 농산물과 수산물의 시세는 이미 많이 오른 상태다. 특히 여름철 소비자들이 자주 찾는 수박과 오이 등 일부 농산물 가격은 지난해 대비 20% 이상 올랐다. 9일 기준 수박 소매 가격은 1개에 2만6209원으로 지난해보다 27.2% 올랐다. 이상 기후로 수온이 올라가면서 수산물 가격도 급등했다. 10일 기준 국산 염장 고등어 소매가는 6492원으로 지난해 대비 29.8% 올랐다.
물가 우려가 커지자 정부는 여름철 농축산물의 수급을 선제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나섰다. 이날 김민석 국무총리는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주요 농축산물 수급을 관리하고 할인 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날씨에 따라 생산량 변동 폭이 큰 여름 배추는 정부가 생산량의 약 15% 수준인 3만5500t을 미리 확보해 출하량을 관리한다. 한우는 평시보다 30% 늘려 공급하고, 닭고기와 달걀 생산도 확대하기로 했다. 한우, 한돈, 계란 생산자단체(자조금)에서 개별 품목에 최대 50% 할인 행사를 열고 식품기업과 유통업체가 연계해 김치, 라면, 과자 등 자체 할인 행사도 진행할 계획이다.
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세종=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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