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엡스타인 성매매 연루” 캐나다 총선 ‘X’발 허위정보 기승

1 week ago 9

“선거 X게시물 80%가 총리 비판” 분석
선거서 ‘反트럼프’ 주요 쟁점 떠올라
“머스크, 친미 보수당 지원사격” 의혹

캐나다 제1 야당인 보수당의 피에르 폴리에브 대표(오른쪽)와 부인 아나이다 여사가 26일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델타에서 ‘변화’라고 쓴 피켓 앞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친(親)미국 성향의 보수당은 28일 총선을 앞두고 집권 자유당에 지지율이 뒤지고 있다. 델타=AP 뉴시스

캐나다 제1 야당인 보수당의 피에르 폴리에브 대표(오른쪽)와 부인 아나이다 여사가 26일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델타에서 ‘변화’라고 쓴 피켓 앞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친(親)미국 성향의 보수당은 28일 총선을 앞두고 집권 자유당에 지지율이 뒤지고 있다. 델타=AP 뉴시스
28일 총선을 치르는 캐나다에서 소셜미디어 ‘X’발 허위 정보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6일 보도했다. 이번 총선에서는 캐나다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및 주권 위협으로 반(反)트럼프 정서가 주요 쟁점으로 부상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X를 소유한 억만장자 사업가 일론 머스크가 친(親)미국 성향이 강한 제1 야당 보수당을 간접 지원하기 위해 허위 정보의 범람을 묵인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FT와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 연구팀이 총선 일정이 확정된 지난달 23일부터 현재까지 35만 건 이상의 선거 관련 X 게시물을 분석한 결과, 보수당을 조직적으로 지원하는 여러 계정이 발견됐다. 이들은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겸 집권 자유당 대표가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로 수감됐다 감옥에서 생을 마감한 미국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과 연계됐다는 허위 정보가 담긴 게시물을 반복적으로 공유했다.

FT는 이 계정들이 카니 총리를 폄훼하는 동일한 게시물을 여러 번 게시하는 등 전형적인 ‘봇’(인공지능 자동화 계정)의 특징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분석한 게시물의 약 80%가 카니 총리에게 비판적이었다고도 진단했다.

머스크는 올 1월 쥐스탱 트뤼도 당시 총리가 사임 의사를 밝혔을 때부터 “차기 총리로 피에르 폴리에브 보수당 대표를 지지한다”고 했다. 그는 27일에도 X에 “캐나다 자유당이 반유대주의 범죄를 묵인했다”는 게시물을 공유했다. 그는 캐나다 외 독일, 영국 등에서도 극우 정당을 지원하며 내정 간섭, 선거 개입 논란에 휩싸였다.

25일 캐나다 CBC방송이 집계한 주요 여론조사 평균치에 따르면 자유당의 지지율은 42.5%로 보수당(38.7%)을 앞서고 있다. 주택 가격 급등, 불법 이민자 급증 등으로 지난해 12월에는 자유당의 지지율이 16%에 그쳤지만 최근 반트럼프 정서에 힘입어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 카니 총리 또한 “경제 및 군사 협력에 기초한 미국과의 관계가 끝났다”고 강조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과 연일 각을 세우고 있다.

한편 총선 직전인 26일 밤 아시아계 주민이 많은 서부 밴쿠버 시내에서 차량 돌진 사고가 발생했다.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30세 남성이 필리핀계 주민들이 주로 참가하는 ‘라푸라푸’ 축제 현장으로 돌진해 최소 9명이 숨졌다. 다만 경찰은 “테러 가능성은 낮고, 선거와도 큰 관련이 없어 보인다”고 밝혔다.

김윤진 기자 ky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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