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으로 치러지는 제21대 대통령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반(反)이재명 범보수 빅텐트'를 펼칠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으며 대선 정국에 호출된 한 전 총리는 국민의힘 경선을 통해 선출된 대선후보와 최종 단일화 작업을 거칠 전망이다.
한 전 총리는 이날 오전 10시 국회 소통관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한 전 총리는 "지금 세계는 통상질서가 급변하고 국제질서가 요동치고 있다. 어떤 나라도 앞날을 예측하기 어려운 대변혁의 시기"라며 "이에 더하여 우리나라는 국내적으로 큰 혼란에 빠져 있다. 갈등과 분열이 공동체의 기반을 흔들고 있다"고 했다.
경제 관료 출신인 한 전 총리는 '경제 전문가'라는 면을 부각하고자 "저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국민의 공복으로 경제 발전의 최일선에서 일생을 살았다"며 "저는 제가 사랑하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우리 모두를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찾기로 마음먹었다. 저는 이번 대통령 선거를 통해 우리 국민의 선택을 받도록 전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한 전 총리는 이 자리에서 일단 △'바로개헌' △통상 해결 △국민동행 세 가지를 공약했다. 먼저 한 전 총리는 '바로개헌'과 관련해 "임기 첫날 대통령 직속 개헌 지원 기구를 만들어 개헌 성공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취임 첫해 개헌안을 마련하고 2년 차에 개헌을 완료, 3년 차에 새로운 헌법에 따라 총선과 대선을 실시한 뒤 곧바로 직을 내려놓겠다"고 했다. 한동훈 후보와 마찬가지로 '임기 3년 대통령'을 약속한 것이다.
미국 하버드대 출신인 한 전 총리는 '통상 해결'을 위해선 "저는 우리나라 첫 통상교섭본부장을 지냈다. 경제부총리, 국무총리에 이어 주미대사를 지내며 수많은 통상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왔다"며 "이 일을 가장 오래 해온 사람이고 가장 잘할 사람이라고 자신한다. 미국 정부는 물론 각계 전문가들과 활발히 소통하고 있다. 이번 통상 현안도 반드시 풀어내 보이겠다"고 했다.
'국민동행'을 위해선 "통합이 곧 상생이다. 남북이 나뉜 것도 통탄할 일인데, 좌(左)와 우(右)로, 동(東)과 서(西)로, 이제는 남성과 여성으로, 중장년과 청년으로 계속해서 갈라져야 하겠냐"며 "좋은 일자리, 쾌적한 주택, 편리한 교통, 질 좋은 의료, 세심한 육아 지원, 든든한 노후 보장. 이런 일을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들을 찾아 최고의 내각, 일하는 내각을 구성하고, 그분들이 책임지고 실질적인 성과를 이뤄내도록 치열하게 독려하겠다"고 했다.
한 전 총리는 끝으로 "새로운 정부는 '한덕수 정부'가 아니다. 좌우로 나뉘는 대신 앞으로, 오직 앞으로 나아가고 싶은 모든 사람의 정부, 바로 '여러분의 정부'"라며 "국무총리라서 못한 일을 대통령의 힘으로, 반드시 해내겠다. 저의 이념은 단 하나, 여기서 기적이 끝나선 안 된다는 것, 우리는 계속,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 이것밖에 없다. 오직 국리민복을 위해, 일하고 또 일하겠다"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