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대폭 인상 필요" vs "자영업자 버티기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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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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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최저임금 액수를 두고 노동계와 경영계 간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3일 최저임금위원회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제9차 전원회의를 열고 최저임금 수정안에 대해 논의했다.

노동계는 급등한 물가를 이유로 최저임금을 대폭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근로자위원 류기섭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사무총장은 모두발언에서 "최저임금법 제4조에 따르면 최저임금 결정의 첫 번째 기준은 생계비로 명시돼 있다"며 "올해 상반기 소비자물가 누계 상승률은 2.1%에 이르고, 고물가 상황에서 저임금 노동자들의 생계비는 이미 한계를 넘어섰다"며 경영계가 대폭 인상에 화답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미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부위원장도 "2024년 비혼 단신 가구의 생계비는 264만원이지만 최저임금 노동자의 실수령액은 200만원에도 못 미친다"며 "2026년 최저임금은 최소한 생계비 수준까지는 올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경영계는 경기 침체와 소상공인 폐업 우려를 이유로 인상에 반대했다.

사용자위원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전무는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19를 제외하면 가장 낮은 0.8%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내년 최저임금은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경영 안정, 취약계층 근로자의 일자리 안정을 중심에 두고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명로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도 "최저임금 인상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절박한 현실을 이해해 달라"며 "최저임금 인상은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동계와 경영계는 이날 회의에서 최저임금 5차 수정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노동계는 올해 시급 1만30원에서 14.7% 인상한 시급 1만1500원을 최초 요구안으로 제시한 뒤, 이후 수정안을 거듭하며 지난 1일 4차 수정안으로 1만1260원을 내놨다.

경영계는 동결 요구안(1만30원)에서 시작해 4차 수정안에서 시급 1만110원까지 상향했다.

노사 간 시급 격차는 4차 수정안 기준 1150원까지 좁혀졌지만 여전히 1000원 이상 차이가 난다.

한편 노사 의견이 좁혀지지 않자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들은 합의를 통한 결정을 거듭 강조하며 논의가 장기화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공익위원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는 "공익위원은 신정부 출범에 따른 국민통합 차원에서 노사 합의를 통해 2026년 최저임금 수준을 결정하자는 제안을 유지하고 있다"며 "오늘 회의에서도 노사 주장이 합의 가능한 수준으로 좁혀지도록 노력하겠지만, 심의촉진 구간 제시 등 적극 개입은 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익위원들은 그동안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고 판단되면 상·하한선을 설정한 '심의촉진 구간'을 제시해 왔다. 이후 이 구간 안에서 공익위원 중재안 또는 노사 최종안을 표결해 최저임금을 결정했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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