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이 두 달 지나면서 이란 서민층의 생활고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29일 연합뉴스는 이란 현지 언론의 발표를 종합해 이란 정부가 이달 20일 올해(이란력으로 3월 21일부터 시작) 최저임금을 전년보다 45% 인상해 일일 554만1850 리알로 고시했다고 보도했다.
한 달(30일)로 치면 월 최저임금은 약 1억6626만 리알이 되는데, 비공식 시장환율을 기준으로 미국 달러로 환산하면 98달러(한화 약 14만5000원) 정도다.
최저임금이 45%나 올랐지만, 달러화 대비 이란 리알화의 시장환율이 지난해 4월 약 90만 리알에서 현재 170만 리알까지 올라 리알화 가치는 거의 반토막이 됐고, 이에 따라 실질 임금은 오히려 하락한 셈이다.
보도에 따르면 이란중앙은행이 발표한 3월 전년 대비 물가상승률도 71%로, 임금 상승률을 크게 웃돈다. 이란의 연 물가상승률이 100%가 넘는다는 추정치가 있을 만큼 이란의 민생고는 한계치에 다다랐다는 평가가 대다수다.
이란 국민이 겪는 극심한 생활고는 기본적인 식료품 가격에서 확연히 드러난다고 매체는 전했다.
이달 22일 테헤란의 도매시장인 바흐만시장에서 계란 30구 한판의 가격은 500만 리알(약 3달러), 닭고기는 ㎏당 320만 리알(약 2달러)로, 국내산 쌀은 ㎏당 290만∼460만 리알(1.7∼2.7달러)로 고시됐다.
소매 가격은 이보다 배 가까이 높아 계란 한 판을 사려면 한화로 약 9000원, 쌀 1㎏엔 약 7000원을 줘야 하는 셈이다. 최저임금을 받는 서민층이라면 계란 15판 또는 쌀 20㎏ 정도를 사면 한 달 월급이 바닥난다.
앞서 이란에서는 올해 1월 리알화 가치 폭락과 물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테헤란을 시작으로 전국적으로 확산했고, 이 시위가 체제 자체를 비판하는 성격으로 점점 변모하자 이란 정부와 군부는 '적이 선동한 폭동'이라고 규정하고 유혈진압 했다.
이후 한 달여 뒤 전쟁이 터지면서 민심의 동요는 일단 동결됐지만, 전쟁이 장기화하면 이란 수뇌부엔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 이란의 현금줄인 원유 수출이 미국의 해상봉쇄로 상당 부분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임계점에 가까워진 이란의 경제난을 해결하지 못하면 이란의 체제 존립이 위태로워질 수 있고 이란 수뇌부는 결국 유일한 해법인 제재 해제를 위해 미국과 협상에 응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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