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후암로 콤플렉스(KOMPLEX) 갤러리는 30일까지 최진석 작가의 한국 첫 번째 개인전 ‘Collective Witchcraft(콜렉티브 위치크래프트)’을 연다. 지난 2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소재 세베라 윤 갤러리에서 선보였던 2026년작 조각 및 장소 특정적 설치물과 함께 수년 간 GOBI(로스앤젤레스), 뉴 뮤지엄(뉴욕) 등 다양한 성격을 가진 기관에서 전시와 워크숍의 형태로 소개한 작품을 함께 전시한다.
최진석은 미술이 수행할 수 있는 사회적 역할의 지평을 탐구해 왔다. 재개발 구역 내 철거를 앞둔 주택과 학교를 전시 공간 삼아, 현장에서 얻은 폐자재로 설치 작업을 전개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사라질 공간과 사물을 향한 새로운 시각적 접근을 제시했다는 게 콤플렉스 갤러리의 해석이다.
최진석은 화이트 큐브 전시장의 벽 내부, 보이지 않는 설비 구조물의 윤곽을 따라 드로잉과 텍스트, 인쇄물을 콜라주 해 미국 산업 발전의 근간임에도 충분히 조명된 바 없는 이민자들의 가려진 노동사를 은유하기도 했다. 목공 작업의 부산물인 자투리 목재와 쓰고 남은 천 조각들로 만든 설치작 <Idleground(아이들그라운드)(2024)>는 사회경제적 계급 간 양극화와 고립을 표현했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소리와 직조로 만든 조각을 내놓는다. 작가가 미국에서 비영주권자로서 겪어 온 정치사회적 압력을 나타낸 것들이다. 체류 심사를 대비해 감추거나 삭제해야 했던 SNS 메시지와 온라인 기록물, 그 안에 담겨 있던 대화와 의미, 상징들을 재료로 삼는다.
전시장 입구에는 균열을 내서 <A Rose In/From/To You(어 로즈 인/ 프롬/ 투 유)>라는 작품을 설치했다. SNS 대화를 동료와 음성으로 재현한 후 그 녹취를 해체해 의미를 식별할 수 없게 만든 다채널 오디오가 조각과 벽을 진동하며 전시장에 울려 퍼지기도 한다. 목재 부산물을 이어 견고한 판을 만들고 그 위에 잘게 자른 사진과 인쇄물을 직조하듯 엮은 작품도 있다.
콤플렉스는 “이번 전시회는 정치의 성격에 따라 공·사의 경계와 개인의 삶을 향한 정치적 낙인이 끊임없이 유동하고 갱신되는 현실을 암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승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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