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병은 치매의 가장 큰 원인 질환으로 치매 환자의 60~70%가 이 병을 앓고 있다. 게이츠는 미국의 65세 이상 노인 9명 중 1명이 알츠하이머병 환자라고 지적했다.
그는 17일 개인 블로그 게이츠 노트(Gates Notes)에 쓴 글에서 인디애나 대학교 의대(Indiana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를 2024년에 방문해 혈액 기반 진단법(blood‑based diagnostic tests)을 직접 경험한 후 큰 희망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게이츠는 “사랑하는 사람이 이 끔찍한 질병으로 고통 받는 것을 더 이상 지켜볼 필요가 없는 세상에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가까워졌다”라고 썼다.
게이츠는 알츠하이머병의 특징인 뇌에 쌓인 아밀로이드 플라크(amyloid plaques) 비율을 감지하는 혈액 검사가 알츠하이머병 조기 진단에서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최근 55세 이상 대상 혈액 진단법을 승인했다. 이는 이 질환의 증상이 본격적으로 발현하기 15~20년 전 조기 진단이 가능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임상 환경을 뒤바꿀 가능성이 있다.그는 또 최근 FDA가 승인한 알츠하이머 치료제 두 종이 “병의 진행 속도를 다소 늦추는” 데 성공했으며, 조기 진단과 병행할 경우 더욱 효과가 클 것이라며 “진지하게 와 닿는” 치료 항목이 되어간다고 말했다
알츠하이머병으로 사랑하는 가족 잃어 치매 퇴치에 더 큰 열정
게이츠는 2020년 작고한 아버지 윌리엄 게이츠 시니어가 알츠하이머로 고통 받다 사망한 경험을 공유했다. “명석하고 사랑이 깊었던 아버지가 쇠퇴하고 사라져가는 모습을 보는 것은 너무나 끔찍한 경험이었다”며 , 이로 인해 관련 연구와 치료에 특별한 관심과 애정을 갖게 됐다고 전했다.
2017년 개인 자금 1억 달러를 알츠하이머 연구에 투입했으며, 이 중 5000만 달러는 치매발견기금(Dementia Discovery Fund)에, 나머지 동일 액은 여러 알츠하이머 신생 기업에 투자했다.
2024년에는 미국 알츠하이머협회(Alzheimer’s Association)의 ‘Part the Cloud’ 연구 자금 프로그램에 1000만 달러를 기부했다. 아울러 알츠하이머병 진단 방식 혁신을 촉진하는 진단 가속기(Diagnostics Accelerator)에도 수천만 달러를 투자했다.
이외에도 데이터 공유를 지원하는 Alzheimer’s Disease Data Initiative, Global Research and Imaging Platform, ADDF‘s Diagnostics Accelerator 등 다수 글로벌 협력체와 기관에 자금 지원을 하며 협업 기반 확장에 앞장서고 있다.
“지금이야말로 연구에 더 투자해야 할 시기”
게이츠는 블로그에 게재한 글에서 “미국 국립보건원(NIH)을 비롯한 공공 연구 예산이 최근 줄어든 것은 알츠하이머와의 싸움을 위협하는 요소”라고 지적하며, “벼랑 끝에 서 있다”고 경고했다 . 개인이나 민간단체가 일부 채울 수 있겠지만, 이를 지속하기 위해선 공공의 연구 예산이 필수적이라 강조했다.동시에 그는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덧붙였다. 알츠하이머 발병 기전과 병리 구조, 더 정교한 진단법 및 이차·삼차 치료제 개발 등 연구 전 단계에서의 도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개
- 슬퍼요 0개
- 화나요 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