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머니 관리,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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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가 초고령사회로 빠르게 진입하면서 치매는 개인이나 가정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가 함께 대응해야 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기대수명이 길어질수록 노후 위험도 커지는데, 그중에서도 치매는 의료·돌봄 부담은 물론 자산관리 문제까지 동시에 불러오는 대표적 위험 요인이다. 특히 치매 고령자가 보유한 자산, 이른바 ‘치매머니’ 규모가 빠르게 늘면서 이를 어떻게 안전하게 관리하고 활용할 것인지가 중요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의 치매 유병률은 9%대, 85세 이상에서는 20%를 웃돈다. 고령층이 늘어날수록 치매 위험도 가파르게 커진다는 뜻이다. 치매는 단순한 건강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환자 본인의 삶의 질은 물론 가족의 돌봄 부담, 가계의 재정 안정성, 자산관리 체계 전반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이와 함께 주목받는 것이 치매머니다. 치매머니는 치매 고령자가 보유한 예·적금, 주식, 부동산, 보험금, 연금 등 각종 자산을 뜻한다. 문제는 치매의 특성상 판단능력이 점진적으로 저하되기 때문에 적절한 관리 체계를 미리 갖춰두지 않으면 자산이 방치되거나 의도치 않게 유출될 수 있다는 점이다. 금융사기나 부당한 자산 이전, 가족 간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커진다. 결국 치매머니는 단순히 보호할 자산이 아니라 환자의 돌봄과 요양, 가족의 생계 안정을 위해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할 자산이다.

이런 점에서 보험업계, 특히 생명보험회사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생명보험사는 치매보험을 통해 치매 진단금과 간병비, 장기요양 관련 비용 등 경제적 대비 수단을 제공하고 있다. 치매는 장기간 돌봄과 관리가 필요한 질환인 만큼, 사전에 보험으로 준비해 두면 가계의 재정 충격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일부 생명보험회사가 요양시설 운영 등 요양산업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는 것도 이런 흐름과 맞닿아 있다.

다만 치매에 따른 자산관리 문제는 보험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신탁제도 활성화를 함께 강조한다. 치매가 진행된 이후에는 본인의 의사에 따라 자산을 관리·처분하기 어려워질 수 있는 만큼, 판단능력이 충분할 때 신탁을 통해 자산 관리 원칙과 사용 목적을 미리 정해둘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신탁은 치매 고령자의 재산을 안전하게 보관하고 요양비나 생활비로 계획적으로 집행할 수 있도록 돕는 장치가 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제도 개선도 필요하다. 우선 신탁 가능한 재산 범위를 넓혀야 한다. 현재 치매 고령자의 자산은 예·적금과 부동산뿐 아니라 연금, 보험금청구권 등으로 다양화돼 있는데, 현행 제도는 이를 충분히 포괄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관리형 신탁에 대한 규율 완화와 판매 제도 개선도 과제다. 치매신탁의 목적은 공격적 투자보다 안전한 보관과 관리에 있는 만큼 접근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제도를 손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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