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칩플레이션 강타'…PC 가격, 출시 1주일 만에 더 올라

1 week ago 12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급등하면서 개인용 컴퓨터(PC)와 스마트폰 등 정보기술(IT) 기기 가격도 덩달아 뛰고 있다. 업계에서는 ‘칩플레이션’(반도체 인플레이션) 영향이 광범위하게 퍼지고 장기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핵심 부품의 원가 상승 압박을 견디지 못한 제조사들이 제품 가격을 대폭 올리고, 결과적으로 IT기기의 급격한 소비 위축으로 이어지는 ‘수요 절벽’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칩플레이션 강타'…PC 가격, 출시 1주일 만에 더 올라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7일을 기점으로 PC, 태블릿 등 주요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노트북인 갤럭시북6 시리즈 출고가는 출시 1주일 만에 사양별로 17만~88만원 올랐다. 최고 사양 모델인 갤럭시북6 울트라 가격은 최대 90만원 뛰어 583만원까지 치솟았다. 태블릿 제품인 갤럭시탭S10·S11 시리즈는 15만원, 갤럭시탭 FE는 8만원 인상됐다. 스마트폰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S25 엣지와 갤럭시 Z폴드7·플립7 가격 역시 9만~19만원씩 상향 조정됐다.

국내외 다른 업체도 상황은 비슷하다. LG전자는 올해 초 출시한 LG 그램 프로 AI 2026 가격을 314만원에서 최근 354만원으로 13% 올렸다. 글로벌 업체 레노버는 30% 이상 인상했고, 에이수스 역시 15~25% 가격을 높였다. 미국 HP와 델 역시 2분기 대대적인 가격 인상을 공식화한 상태다.

이런 가격 인상은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공급이 부족한 결과다. 인공지능(AI) 열풍으로 메모리 제조사들이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가치 메모리 생산에 집중하면서 범용 메모리 공급을 줄였기 때문이다. 범용 D램(DDR4 8Gb 1G×8) 가격은 1년 사이 9배 이상 치솟았고, 낸드플래시도 2배 이상 올랐다. 노트북 제조 원가에서 메모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최근 25~30%까지 뛰어올라 핵심 부품인 중앙처리장치(CPU)나 그래픽처리장치(GPU) 가격과 맞먹는 수준이 됐다. 일부 제조사는 가격을 유지하는 대신 메모리 용량을 낮추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원가 압박을 완전히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설명이다.

급격한 가격 인상에 고물가까지 더해지면서 IT 기기 소비 심리가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는 올해 글로벌 PC 판매량이 전년 대비 최대 9%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스마트폰 판매량이 2.1%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원가 상승 폭이 워낙 가팔라 제품가에 반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소비자들이 AI 기능에 대한 기대감보다 높은 가격에 대한 저항감을 더 크게 느끼고 있어 올해 IT 시장이 유례없는 수요 절벽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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