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와이" 열광한 日 팬들…외국인 줄 서는 '한글 과자'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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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일러 라쉬 대표와 공동 창업자인 니디 아그르왈 씨가 25일 서울 서교동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하며 한글과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타일러 라쉬 대표와 공동 창업자인 니디 아그르왈 씨가 25일 서울 서교동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하며 한글과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외국인들은 한글을 언어가 아니라 도형처럼 봅니다. ‘ㅇ’ 모양이 귀엽다거나 내 이름은 한글로 어떤 모양일지 궁금해하는 식입니다.”

25일 타일러 라쉬 한글과자 대표는 서울 서교동에서 한국경제신문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그는 “K팝과 K드라마를 넘어 외국인들이 이제는 한글 자체를 하나의 디자인 콘텐츠로 소비하고 있다”며 “한글은 배우는 문자를 넘어 만지고 먹고 소장하는 문화 상품이 될 수 있다”고 했다.

타일러 대표는 미국 출신 방송인이다. 2014년 예능 프로그램 ‘비정상회담’에 미국 대표로 출연해 대중에게 이름을 알렸다. 능숙한 한국어와 한국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해석으로 주목받았다. 시카고대에서 국제학을 공부했고 서울대 대학원에서 외교학 석사 과정을 마쳤다. 방송과 강연, 출판 활동을 이어오던 그는 이제 한글을 소재로 한 식품 브랜드 창업자로 변신했다.

한글과자는 ㄱ·ㄴ·ㄷ 같은 한글 자음과 모음 모양을 본떠 만든 비건 스낵 브랜드다. 한입 크기의 과자에 한글 형태를 입혀 먹으면서 글자를 보고, 조합하고, 놀이처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단순한 간식이라기보다 한글을 손으로 만지고 맛보는 체험형 콘텐츠에 가깝다.

제품은 담백한 곡물 과자 형태로 만들었다. 어린이부터 외국인 관광객까지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도록 자극적인 맛보다 고소하고 편안한 맛을 앞세웠다. 한글 자음과 모음을 조합해 단어를 만들거나 초성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과자를 먹는 과정 자체가 한글을 접하는 놀이가 되는 셈이다.

"카와이" 열광한 日 팬들…외국인 줄 서는 '한글 과자' 정체

한글과자는 타일러 대표의 단순한 질문에서 출발했다. 해외에는 알파벳 모양 과자를 통해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글자를 접하는 문화가 있다. 하지만 한글을 소재로 한 대중적인 식품은 많지 않았다. 타일러 대표는 “해외에서는 알파벳 과자가 아이들에게 글자를 놀이처럼 접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며 “동북아시아에서 자기 문자로 이런 제품을 만들 수 있는 나라는 한국뿐이라고 봤다”고 말했다.

그가 한글에 주목한 배경에는 외국인으로서 한국어를 배운 경험이 있다. 한국어를 공부하는 사람에게 한글은 진입장벽이 낮은 문자다. 자음과 모음의 조합 원리가 비교적 명확하고, 글자 모양도 시각적으로 강하다. 타일러 대표는 “한국인에게 한글은 너무 익숙해서 오히려 디자인 자산으로 잘 보이지 않을 수 있다”며 “외국인 눈에는 한글의 선과 동그라미, 네모 구조가 굉장히 독특하게 느껴진다”고 했다.

그는 한글과자를 교육용 상품으로만 가두고 싶지 않다고 했다. 한글을 ‘공부해야 하는 대상’으로 접근하면 확장성이 제한된다는 이유에서다. 타일러 대표는 “한글을 모르는 사람도 귀엽고 재미있다고 느끼면 먼저 집어 든다”며 “그다음에 이게 어떤 소리인지, 내 이름은 어떻게 쓰는지 궁금해한다”고 말했다.

한글과 과자 초코맛.

한글과 과자 초코맛.

해외 반응도 빨랐다. 한글과자는 지난 8일 일본에서 열린 K팝 페스티벌 ‘KCON’에서 한글과자와 스티커, 키링 등을 선보였다. 행사장에는 10·20대 관람객들이 몰렸다. 현장에서만 SNS 팔로어가 700명 가까이 늘었다. 타일러 대표는 “관람객들이 ‘스고이’ ‘카와이’라고 말하며 한글 모양 자체에 반응했다”며 “한글 스티커를 받으려고 줄을 서는 모습을 보며 한글이 이미 하나의 팬덤 소비 대상이 되고 있다는 걸 느꼈다”고 했다.

한글과자의 강점은 먹거리와 놀이 요소를 결합했다는 점이다. 자음과 모음을 조합해 단어를 만들거나 초성 게임을 할 수 있다. 과자를 먹는 과정 자체가 한글을 배우고 즐기는 체험이 된다. 아이들에게는 놀이형 학습 도구가 되고, 외국인에게는 한국 문화를 가볍게 접하는 기념품이 된다.

타일러 대표가 올해 카페와 서점, 편집숍 등과 200건 가까운 협업을 추진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글과자는 이미 서점과 면세점 등으로 유통 채널을 넓히고 있다. 칼파벳은 한글과자가 YES24에 입점했다고 지난달 밝혔고, 앞서 명동 신세계면세점 본점에도 공식 입점했다.

강윤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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