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현지 시간) 프랑스 남부 칸에서 제79회 칸국제영화제가 개막식을 갖고 11일 간의 일정에 들어갔다. 한국인 최초로 칸 영화제 심사위원장을 맡은 박찬욱 감독(63)은 이날 현지에서 간담회를 갖고 “한국은 이제 더 이상 영화의 변방 국가가 아니다”라며 “불과 20년 사이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떠올렸다.
“처음 칸에 왔던 2004년(영화 ‘올드보이’)만 해도, 드문드문 한국 영화가 소개되는 형편이었죠. 그 사이에 많은 변화가 있었고, 그 결과 제가 심사위원장도 맡게 됐습니다.”
박 감독은 또 “한국 영화가 잘해서 중심에 진입했다고 표현하고 싶진 않다”면서 “영화의 중심 자체가 확장돼 더 많은 나라의 다양한 영화들을 포용할 수 있게 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올해 칸 영화제엔 나홍진 감독의 ‘호프’가 경쟁부문에, 연상호 감독의 ‘군체’가 미드나이트 스크리닝에 진출했다. 정주리 감독의 ‘도라’는 감독주간에 초청돼 관객들을 만난다. 경쟁 부문에 한국영화가 진출한 건 박 감독의 ‘헤어진 결심’ 이후 4년 만이다.

박 감독은 최근 미국과 이란 전쟁 등 국제 정세가 심각해진 상황에 대해서도 의견을 내놓았다. 정치와 예술의 관계에 대해 “둘을 대립하는 개념으로 생각하는 게 이상한 일”이라며 “정치적 주장을 담았다고 해서 예술의 적으로 인식돼선 안 된다. 예술적으로 잘 주장된다면 경청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했다.
박 감독은 앞서 2017년 제70회 칸 영화제에서 경쟁부문 심사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 그는 이번에 심사위원장 제안을 받을 당시를 떠올리며 “너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일이란 걸 잘 알기에 고민을 5분 정도 했다”며 “그러나 돌이켜 생각해보면 칸에서 그동안 많은 선물을 받았기 때문에 이젠 봉사할 때가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에 이르렀다”고 소회를 밝혔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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