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자유당은 이날 총선에서 97% 개표 기준 43.2%를 득표해 정적인 보수당(41.7%)을 누르고 승리했다. 자유당은 총 343석 중 167석을 확보해 선두를 달리고 있다. 야당인 보수당은 145석으로 그 뒤를 따르고 있다.
다만 자유당이 과반 의석인 172석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
이날 카니 총리는 승리 연설을 통해 “미국의 ‘배신’으로 얻은 교훈을 절대 잊지 말아야 한다”며 “내가 경고했듯 미국은 우리의 땅, 우리의 자원, 우리의 물, 우리의 나라를 원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헛된 위협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캐나다를 소유하게 만들려고 캐나다를 무너뜨리려 하고 있다”고 했다.이어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우리는 세상이 근본적으로 변했다는 현실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카니 총리는 의회 내 모든 정당과 건설적으로 협력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합병하겠다는 위협과 관세 전쟁이 캐나다 총선의 놀라운 반전을 이뤄냈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자유당은 이번 총선에서 참패할 것으로 보였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행보가 캐나다 국민들의 분노를 사면서 민족주의 열풍을 일으켰고, 이 덕분에 자유당이 판세를 뒤집었다”라고 덧붙였다.보수당의 지지율은 지난해 12월만 해도 자유당에 약 20%포인트 앞섰다. 그러나 1월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상황은 달라졌다. 쥐스탱 트뤼도 당시 총리를 겨냥한 ‘주지사’ 발언, 캐나다 본토를 겨냥한 ‘51번째 주’ 발언에 이은 무차별 관세 폭탄이 캐나다 국민의 반미(反美) 정서를 빠르게 부추겼다.덕분에 트럼프에 강경한 카니의 자유당이 4개월 만에 지지율 역전에 성공하며 이번 총선을 승리로 이끌었다.
김예슬 기자 seul5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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