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스타(미국)=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코리안 브라더스 전원 컷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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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재가 1번홀에서 아이언샷으로 홀을 공략하고 있다. (사진=AFPBBNews) |
임성재와 안병훈, 김주형이 제89회 마스터스에서 나란히 본선에 진출했다.
임성재는 12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마스터스 둘째 날 2라운드에서 2언더파 70타를 쳐 이틀 합계 3언더파 141타를 기록해 콜린 모리카와, 패트릭 리드(이상 미국), 마쓰야마 히데키(일본) 등과 함께 공동 12위에 올랐다.
마스터스에 6번째 출전한 임성재는 2020년 데뷔 무대에서 준우승해 한국 선수 최고 성적을 거뒀고 그 뒤 2022년 공동 6위, 2023년 공동 16위에 이어 올해 4번째 본선에 진출했다.
1라운드에서 1언더파 71타를 쳐 순조로운 출발을 시작한 임성재는 이날 더 날카로운 샷을 앞세워 빠르게 타수를 줄였다. 14번홀까지 보기 없이 버디만 5개 골라낸 임성재는 한때 공동 3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아쉽게 15번홀(파5)에서 보기를 적어냈고, 이어 16번홀(파3)와 18번홀(파4)에서 1타씩 더 잃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경기 중반의 상승세와 비교하면 마무리가 아쉬웠다. 그러나 15번홀에서는 세 번째 샷을 물에 빠뜨린 뒤 5타 만에 그린에 올라와 3m 거리의 보기 퍼트를 넣으며 최악의 상황을 피하는 집중력을 발휘했다.
경기 뒤 임성재는 “전반과 경기 중반까지는 샷이 정확했고, 원하는 대로 잘 쳤다”며 “후반 들어서 갑자기 바람이 강해지면서 샷 컨트롤이 안 됐고, 그러면서 순식간에 연달아 보기를 한 게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는 오거스타다. 하루에 몰아치기도 가능하지만, 순식간에 무너질 수도 있다. 오늘 함께 경기한 켑카도 마지막 18번홀에서만 쿼드러플 보기를 했을 정도로 까다롭다”며 “이 코스를 공략하기 위해선 원하는 샷을 잘 칠 수 있어야 하는데, 양궁으로 치면 매 샷을 ‘골드’(과녘 중앙)에 맞히는 ‘텐텐’이나 적어도 9점 이상을 쏘는 정확한 샷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동 12위로 반환점을 돈 임성재는 마스터스 통산 3번째 톱10의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임성재는 “톱10을 노릴 좋은 위치를 만들었다”며 “지난 이틀처럼 위기가 와도 최대한 집중하면서 보기 이상 하지 않는 집중력이 필요하다. 오늘도 15번홀에서 보기로 막아내 리스크를 줄였다. 마지막까지 감정 기복 없이 집중력을 발휘하겠다”고 다짐했다.
임성재에 이어 안병훈은 마지막 18번홀에서 버디를 잡아내면서 순위를 더 끌어올려 공동 37위(중간합계 1오버파 145타)로 본선에 올랐다. 뒤이어 가장 늦게 경기를 끝낸 김주형도 공동 40위(2오버파 146타)로 마스터스 3회 연속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안병훈은 “일단 컷 통과했으니 이틀 더 찬스가 있고 톱10 그룹과 타수 차가 크지 않아 충분히 기회가 올 것 같다”며 “이 코스는 보기가 쉽게 나오니 남은 라운드에서는 코스 세팅과 핀의 위치 등을 보고 잘 생각하면서 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주형은 “남은 주말 경기에 플레기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내일 첫 조로 나가니 좋은 성적을 기록해서 일요일엔 늦은 시간에 경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다짐했다.
저스틴 로즈(잉글랜드)가 중간합계 8언더파 136타를 적어내 이틀 연속 선두를 달렸고, LIV 골프에서 뛰는 브라이슨 디섐보(미국)가 1타 차 2위로 추격했다. 김주형의 마스터스 역대 최고 성적은 2023년 공동 16위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남자 골프 역사상 6번째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는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이날 보기 없이 이글 1개에 버디 4개를 묶어 6언더파 66타의 몰아치기에 성공했다. 이틀 합계 6언더파 138타를 적어낸 매킬로이는 전날보다 24계단 순위를 끌어올린 공동 3위로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
디펜딩 챔피언으로 대회 2연패와 함께 통산 3번째 마스터스 우승에 도전하는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은 중간합계 5언더파 139타를 쳐 티럴 해튼(잉글랜드), 셰인 라우리(아일랜드) 등과 함께 공동 5위로 2라운드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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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형. (사진=AFPBBNew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