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시총 증가분 80%가 삼전닉스…'축포 속 양극화'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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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시총 증가분 80%가 삼전닉스…'축포 속 양극화' 커져

입력 : 2026.05.06 17:47

코스피 '반도체 천하'
시총 1000조 늘어나는 동안
삼전 390조·하닉 410조 증가
외국인, 메모리ETF 투자 러시
코스피 투톱 착시효과 빼면
PER 11.3배로 과거 평균치
연기금 국내비중 확대 주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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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올 들어 5000, 6000 고지를 잇달아 밟은 데 이어 6일에는 7000선까지 돌파했다. 이런 가운데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쏠림과 양극화 현상은 갈수록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코스피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6.45% 급등한 7384.56에 장을 마쳤다. 이날 코스피 시가총액은 6070조7274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600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 2월 25일 5000조원을 넘어선 지 두 달여 만이다.

◆ 반도체·비반도체 온도차 커져

코스피 전체 시총이 1000조원 늘어나는 동안 삼성전자 시총은 390조원(우선주 포함), SK하이닉스는 410조원가량 늘었다. 두 종목이 코스피 시총 상승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0%에 달하는 것이다. 4월 이후 코스피 매수로 전환한 외국인들이 반도체 선별 매수로 전환하면서 코스피 내 반도체와 비반도체 간 온도 차가 더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날 증시에서는 삼성전자 우선주가 11.62%, SK하이닉스의 최대주주인 SK스퀘어가 9.89% 오르며 코스피 급등에 힘을 보탰다. 반도체 '슈퍼 사이클'에 따른 폭발적 이익 증가가 주가에 반영되면서 지수에 미치는 반도체 업종의 영향력도 커지고 있다. 이들 네 종목이 코스피에서 차지하는 시총 비중은 '5천피' 달성 당시 40.01%에 불과했으나 이날 종가 기준으로 49.36%를 기록하며 절반에 육박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편중된 외국인 매수세는 반도체 쏠림 현상을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그동안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수 대부분은 상장지수펀드(ETF)인 '아이셰어스 MSCI 사우스 코리아 ETF'(EWY)처럼 한국 시장 전체를 바스켓으로 사는 패시브 자금으로 이뤄졌는데 지난달 '라운드힐 메모리 ETF'(DRAM)라는 메모리 반도체 관련주만 담은 ETF가 등장하면서 투자 지형도가 크게 바뀌었다.

코스닥은 하락 코스피가 7000선 고지를 뚫은 6일 코스닥은 0.29% 내린 1210.17로 마감하며 대조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승환 기자

코스닥은 하락 코스피가 7000선 고지를 뚫은 6일 코스닥은 0.29% 내린 1210.17로 마감하며 대조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승환 기자

◆ 미국 DRAM ETF 한달새 2.5억달러

코스콤 ETF 체크에 따르면 최근 1개월간 DRAM에 유입된 자금은 2조5500억달러로 EWY에 유입된 자금 1조8000억달러를 훨씬 웃돌고 있다. 올 초만 해도 EWY를 통해 외국인이 반도체 두 대장주뿐만 아니라 현대차, KB금융, 두산에너빌리티 같은 여러 업종을 한꺼번에 사는 형태로 코스피를 매수했다면 이제는 ETF를 통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만 살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같은 선별 매수는 외국 리테일 투자자들이 한국 개별 종목을 매수할 수 있게 되면 더욱 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다 작년 9월 이후 가파른 급등세를 이어온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익 전망 대비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날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반도체 업종의 올해 이익 전망치를 반영한 주가수익비율(PER)은 5.2배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인한 착시효과를 빼면 코스피 자체의 밸류에이션은 낮다고 볼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의 향후 1년간 이익 추정치를 고려한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12MF PER)은 7.46배로 비교적 낮은 수준을 기록 중이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수치는 11.3배로 역사적 평균 상단에 근접했다. 이익 전망치에 따른 밸류에이션 격차가 벌어지면서 증시에서도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코스피가 불기둥을 뿜는 가운데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0.29% 소폭 하락했다. 반도체 업종이라도 두 대형주만 급등했고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관련주는 주가가 대거 하락하면서 코스닥이 힘을 못 쓴 것이다.

한편 코스피 급등으로 국내 주식 차익 실현 압박을 받고 있는 연기금이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을 상향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최근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중은 25%를 넘겨 올해 목표 비중인 14.9%를 훌쩍 웃돈다. 국민연금 투자정책전문위원회 위원인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에 따른 코스피 재평가로 기대수익률 상승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국내 주식 목표 비중 상향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자본연은 코스피 상승이 일시적 변화가 아니며 2025년 6월 이후 코스피 상승분의 40%가 자본시장 체질 변화에 따른 것이라고 진단했다. 반도체 호황, 글로벌 유동성 환경 개선 등 외부 요인 외에도 중복 상장 금지, 주가순자산비율(PBR) 제고 등 한국 정부의 체질 개선 노력이 코스피 상승에 막대한 기여를 했다는 평가다.

이 연구위원은 국내 주식 목표 비중뿐 아니라 비중 이탈 허용 범위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국민연금은 전략적자산배분(SAA) 이탈 한도를 최대 ±3%포인트로 두고 있는데 목표 비중을 상향한다면 이탈 한도 역시 자연스레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문가영 기자 / 김제림 기자 / 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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