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지도부는 0시 비상대책위원회를 소집해 김 후보의 후보 자격을 취소한 뒤 오전 3시부터 대통령 후보 등록을 받는다는 공고를 냈다. 이에 한 전 총리가 국민의힘에 입당한 뒤 유일한 대선 후보로 등록했다. 그러자 당 지도부는 오전 10시부터 전 당원을 대상으로 대선 후보를 한 전 총리로 교체하는 안건에 대한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 하지만 오후 9시까지 계속된 투표에서 후보 교체 안건이 부결되면서 오후 11시 17분 김 후보의 후보 자격이 복원됐다. 당 지도부가 약 3주간 치른 대선 경선을 뒤집고 꼼수와 편법을 동원해 강제 후보 교체를 시도한 것을 두고 당내에선 “5·16 쿠데타급” “12·3 비상계엄과 흡사하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 날치기 후보 교체
당 지도부가 김 후보의 대선 후보 자격을 박탈한 것은 한 전 총리와의 단일화를 거부하고 당 지도부의 단일화 요구에 대해 잘못된 주장을 한 것이 당헌 74조 2항의 대선 후보에 관한 사항을 변경할 수 있는 ‘상당한 사유’에 해당한다는 이유에서다.당 지도부는 오전 2시 30분 당 홈페이지에 ‘대선 후보자 등록 신청 공고’를 게시했고 오전 3~4시 단 1시간 동안 후보 등록 신청을 받았다. 새벽에 국민의힘에 입당해 당원이 된 한 전 총리 측은 오전 3시 20분경 국회 본청에 후보 등록 서류를 냈다. 대선 후보로 등록한 것은 한 전 총리가 유일했지만 당 비대위는 오전 4시 40분 한 전 총리를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등록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당 지도부는 오전 10시부터는 전 당원을 대상으로 대선 후보 변경에 대한 찬반을 묻는 자동응답전화(ARS)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찬성이 과반이면 11일 열릴 전국위원회를 통해 한 전 총리를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확정하기 위해서였다.
● 당내 “북한도 이렇게 안 한다” “비상계엄과 같아”
당 안팎에선 당 지도부 주도의 강제 후보 교체 시도를 두고 “반민주적 폭거”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한동훈 전 대표는 “날치기 단독 입후보”라며 “북한도 이렇게는 안 한다”고 비판했다. 안철수 의원도 “새벽 기습작전을 방불케 한다. 당 지도부의 만행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과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한밤중 계엄으로 자폭하더니 한밤중 후보 약탈 교체로 파이널 자폭을 한다”고 비판했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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