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스타벅스의 선불식 충전카드 이용약관의 위법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 회원 탈퇴 시 카드 잔액을 모두 사용하거나 잔액이 남은 카드의 등록을 해지해야만 한다는 내용이 탈퇴 시 환불 요구를 원천 차단하는 독소 조항으로 꼽힌다.
26일 정부 부처 안팎에 따르면 공정위는 스타벅스의 약관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문제가 된 약관은 스타벅스 카드 이용약관 제7조 회원 탈퇴 및 자격 상실에 관한 내용이다. 스타벅스는 회원이 언제든지 탈퇴를 요청할 수 있고, 회원이 요청하면 탈퇴에 따른 제반 절차를 수행한다면서 '단, 회원이 탈퇴를 요청할 때에는 회원의 계정에 등록된 스타벅스 카드에 잔액이 없거나 잔액이 있는 스타벅스 카드가 모두 등록 해지돼야 한다'고 전제 조건을 달았다.
즉 스타벅스 회원에서 탈퇴하려면 지불한 선불금을 모두 사용하거나, 계정에 연결된 카드의 등록을 해지해야만 한다. 회원 탈퇴를 명목으로 선불금 환불을 요구하지 못하도록 약관을 통해 일종의 방어막을 세운 것이다. 공정위는 스타벅스의 회원 탈퇴 제도를 전반적으로 점검해 해당 약관의 불공정 여부를 판단하기로 했다. 약관법 6조에 따르면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은 무효다.
공정위는 스타벅스의 환불 규정으로 논란이 된 '신유형 상품권 표준약관'을 개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표준약관에선 충전형 상품권의 경우 소비자가 100분의 60 이상을 사용한 뒤에 잔액을 반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스타벅스를 비롯한 대부분의 신유형 상품권 사업자는 이 약관을 준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충전금이 5만원인 카드에 대한 환불을 요청할 땐 3만원 이상 사용해야 한다.
60% 이상 사용 조건이 소비자에게 불리한 약관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이 수치를 조정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조건이 없이 환불을 해줄 경우 일명 '카드깡' 우려가 있어서다. 100% 환불이 가능한 상품권을 개별 업체에서 무한대로 찍어내면 통화 정책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유사수신행위법 위반 가능성도 있다. 인가받은 금융사가 아닌 업체는 출자금 전액 지급을 약속할 수 없다. 공정위 역시 이런 파급 효과를 감안해 60%라는 수치보다는 탈퇴 시 소비자 권익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표준약관을 손보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스타벅스는 공정위가 정한 표준약관을 준용한 카드 이용약관에 따라 충전금의 60% 이상을 사용해야 환불을 해줄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다만 스타벅스가 결단하면 조건 없는 환불은 언제든지 가능하다. 조건 없는 환불은 소비자에게 더 유리한 방향이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전액 환불을 조건으로 충전금을 받지 않았고, 특수한 상황이 발생한 데 따른 일시적인 조치이기 때문에 유사수신행위법 위반 가능성도 없다는 분석이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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