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도 돈 안된다며 퇴출” … 승자만 담아 올해 64% 오른 ET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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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전닉스(삼성전자·SK하이닉스) 레버리지’는 일반적인 상장지수펀드(ETF)가 아니다. ETF는 분산 투자의 ‘친구’인데 이 레버리지엔 삼전닉스 외에는 주식이 없다. 2배 등락률(상승할 때 2배·하락 시 -2배) 구성이 1배는 삼전닉스 주식이고, 나머지 1배는 초고위험인 파생상품으로 채운다.

그렇다면 단일 종목 집중의 위험은 피하면서도 높은 수익률을 추구할 방법은 없을까. 미국 시장에는 이미 그 해답이 있다. 최근 1년 수익률을 측정해 ‘가장 잘나가는 선수’들로 다시 구성해 수익률을 극대화한다. 미국 대표 지수인 S&P500과 나스닥100을 추종하면서도 이들 ETF는 기초 지수보다 3배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스페이스X CEO [로이터연합]

일론 머스크 테슬라·스페이스X CEO [로이터연합]

“테슬라 빼고 마이크론” 모멘텀 ETF의 매력

투자 세계에서 대박과 분산은 함께 가지 않는다. ETF를 만드는 자산운용사들은 이 철칙을 깨고 싶어 한다. 주식 위주로 분산하면서 더 높은 수익률(대박)을 기록할 순 없을까. 이런 철학에서 나온 ETF 들엔 ‘액티브’라는 이름이 붙는다. 인간 매니저들을 활용해 좋은 종목을 고르고, 그런 종목의 비중을 최대치로 높이기 위해서다.

미국에선 ‘모멘텀 ETF’라고도 한다. 특정 상승 업종이나 종목들을 더 많이 담아 기초 지수보다 더 높은 성과를 내는 성격이다. 이런 성격의 ETF ‘투톱’으로 ‘SPMO(Invesco S&P500 Momentum ETF)’와 ‘QQQA(ProShares Nasdaq-100 Dorsey Wright Momentum ETF)’가 있다. 두 ETF는 레버리지가 안고 있는 특정 종목 집중과 파생 상품 투자 리스크를 동시에 피하면서도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추구할 수 있어 장기 ETF 투자자들의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먼저 좀 더 안정 성향의 SPMO를 알아보자. 추종하는 지수는 S&P500이다. 당연히 500개 종목에 투자할 줄 알았는데 보유 종목 수가 100곳이다. 세계 10위권 자산운용사 ‘인베스코’의 SPMO 내 종목 선정 방식은 ‘모멘텀 산출 → 100곳 선발 → 6개월 단위 리밸런싱’으로 이어진다.

먼저 S&P500 지수에 포함된 500대 우량 기업들을 대상으로 최근 12개월 주가 상승률을 계산한다. 여기서 최근 1개월은 제외한다. 단기 ‘소음’을 최소화하겠다는 뜻이다. 주가 상승률을 변동성(표준편차)로 나눠 조정해 종합 점수를 낸다. 변동성이 낮을수록 점수가 오르기 때문에 급등락이 심한 종목 보다 꾸준히 우상향한 종목이 높은 순위에 오른다.

이 모멘텀 점수 기준으로 상위 100개 종목(상위 20%·1분위)을 추려 편입하고, ETF 내 종목 비중은 시가총액과 모멘텀 점수를 곱한 값으로 결정한다. 상승 추세가 강하면서 시총이 클수록 점수가 높으니 소위 ‘2중 가중 방식’으로 부르기도 한다.

종목은 매년 3월과 9월 세 번째 금요일에 바꾼다. 최근에는 테슬라와 아마존이 빠질 정도로 ‘인정사정’ 없다. 이것이 SPMO 만의 자동 쏠림 방지 시스템이다. 상승 추세가 꺾였다면 시총이 아무리 커도 ‘SPMO 리그’에선 퇴출당할 수 있다. 축구 승강제가 1년에 한 번이라면 SPMO 리그에선 2번 펼쳐진다. 그래서 결국 이 리그엔 챔피언들만 남게 된다.

미국이나 한국이나 최근 성적이 좋은 팀은 메모리 반도체 주식들이다. 특히 전 세계 D램의 90%를 삼전닉스와 마이크론 등 3곳이 과점 중이다. 그래픽처리장치(GPU)가 데이터센터의 심장이라면 이를 둘러싼 제품이 바로 D램이기 때문이다.

S&P500을 추종하는 대표 ETF인 SPY와 비교해보자. 6월24일 ETF체크 기준 SPY 내 마이크론의 비중은 1.78% 밖에 안된다. 그러나 SPMO 내에선 마이크론의 위상이 크게 격상된다. 그 비중이 10.98%로 SPMO 내에서 1위다. 2중 가중 방식으로 점수가 올랐기 때문이다.

역대급 실적을 낸 마이크론의 산제이 메흐로트라CEO [로이터연합]

역대급 실적을 낸 마이크론의 산제이 메흐로트라CEO [로이터연합]

마이크론은 최근 주가 부침이 있긴 하나 2026년 들어 6월23일(현지시간) 까지 무려 268% 급등했다. 마이크론 등 D램 업체 비중에 따라 ETF 수익률이 결정되는 구조에선 SPMO가 승리자일 수밖에 없다.

마이크론은 국내 기준 25일 2026 회계연도 3분기(3~5월) 실적을 발표했다. 이 반도체 회사의 실적은 ‘삼전닉스’ 풍향계 역할을 한다. 3분기 매출은 414억 5600만달러(약 64조원)로, 전년 동기(93억100만달러) 대비 4.5배나 급증했다. 데이터센터 부문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데이터센터 매출총이익률은 80%대 중반에 이를 정도로 고마진을 유지했다.

‘한국판 SPMO’가 있다. 연금저축펀드·IRP·ISA 계좌에 담을 수 있는 국내 상장 ETF다. 바로 ‘KIWOOM 미국S&P500모멘텀’이다. ‘모멘텀’이 ETF의 새로운 형태로 자리 잡았다는 하나의 증거이기도 하다.

AI 관련주 집중 QQQA…코스피 앞에선 명함 못 내밀어

김형규 디자이너

김형규 디자이너

QQQA의 운용사는 ‘프로셰어즈’다. 인베스코처럼 독립 자산운용사이며 2006년 설립됐다. 프로셰어즈는 레버리지 상품을 잘 만드는 회사다. 그러나 QQQA의 경우 그 상품 설계를 외부(도시 라이트)에 위탁했다. ‘레버리지 전문 운용사’가 스스로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궁여지책이다.

QQQA는 SPMO 보다 더 복잡한 알고리즘을 따른다. 도시 라이트의 독자적인 지표를 나스닥100에 소속된 100개 상장사에 적용한다. 주가 상승률이 강한 종목들 위주로 뽑는 개념 자체는 SPMO와 비슷하나 ‘다소 비밀스러운 상대 강도 지표’로 종목을 선정한다. 어쨌든 나스닥100내 에서 특정 기간 가장 빠른 선수들로 구성되는 것은 맞다.

종목 배분 방식은 SPMO와 다르다. 도시 라이트의 상대 강도 점수 기준으로 상위 21개 종목만 추려 편입하고, 그 비중은 21곳 모두 똑같다. 동일가중 방식의 ETF인 ‘RSP‘와도 비슷하다. 결국 체급과 상관없이 ‘100m 달리기 성적’ 만으로 뽑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중소형 성장주가 많이 선발된다.

또 SPMO 보다 더 자주 리밸런싱한다. 분기마다 하므로 1년에 4번이나 ‘승강제’가 벌어진다. 종목 수도 21곳에 불과해 분산 효과는 떨어지며 그만큼 변동성도 심해진다.

올해 6월 23일 기준 YTD(특정 기간까지 연간)로 보면 각 ETF 성격이 명확하게 갈린다. 가장 안정적이지만 덜 오른 SPY의 2026년 YTD 수익률은 7.6%다. SPMO는 기본 비교 대상인 SPY보다는 높아야 한다. 실제 올해 29.3%의 수익률로, 3배 이상의 성과를 냈다.

SPY에는 QQQ(나스닥100 추종)에는 없는 금융 업종이 대거 포진돼 있다. 그래서 주식시장이 부진할 땐 변동성을 줄여주지만 상승장에선 그만큼 성과가 덜 난다. 주식시장이 조금이라도 상승하는 상황에선 QQQ가 더 나은 성과를 보여야 하고 실제로도 그랬다.

QQQ의 YTD 수익률은 16.2%다. QQQA는 무려 64.2%를 기록하며 국내 테마형 ETF와 견줄만한 성과를 냈다. 결국 ETF 시장에서도 리스크를 부담한 순서대로 ‘SPY<QQQ<SPMO<QQQA’로 이어지는 수익률 차이가 나타났다. 상승장에선 항상 이 순서일 것이다.

한국 대표지수 코스피200을 쫓아가는 KODEX200의 YTD 수익률이 119%라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은 미국의 또 다른 모멘텀 상품으로도 볼 수 있다. 국내 주식 시장이 워낙 뜨거워서 그렇지 QQQA도 사람 손길이 들어간 고위험 상품으로 분류되어야 할 것이다. 그만큼 하락장에선 기초 지수 이상으로 하락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QQQA는 비슷한 국내 상장 ETF 자체가 없다.

<플러스 포인트>
▶레버리지 보다 덜 위험한 모멘텀 ETF 대세
▶빠른 선수들로 집중한 SPMO·QQQA 인기
▶QQQA 64% 수익률 냈지만 변동성 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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