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지 않을 것 같았는데 선수들이 나를 향해 미소지으며 뛰어오는 모습을 보니 눈물이 났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손흥민(33)은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EPL 뉴캐슬과의 프리시즌 친선전을 마친 뒤 이렇게 말했다. 이 경기는 2015년 토트넘에 입단한 손흥민이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뛴 마지막 경기였다.
손흥민은 전날 뉴캐슬전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토트넘과의 결별을 알렸다. 그는 “올여름 토트넘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지금이 작별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라며 “10년 전 토트넘에 왔을 때 영어도 잘하지 못하는 소년이던 내가 좋은 선수이자 어른으로 성장해 팀을 떠나게 됐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뉴캐슬전에 선발 출전해 64분을 소화한 뒤 교체됐다. 손흥민은 부지런히 그라운드를 누볐지만 득점엔 실패했다. 토트넘과 뉴캐슬 선수들은 두 줄로 서서 그라운드를 빠져나가는 손흥민의 등을 두드리며 작별 인사를 건넸다. 동료 선수들과 포옹을 나눈 뒤 벤치에 앉은 손흥민은 굵은 눈물을 흘렸다.
토트넘과의 10년 동행에 마침표를 찍은 손흥민은 차기 행선지를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그는 이날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을 만나 “행선지는 아직 결정된 게 없기 때문에 조금 더 기다려 주시면 좋을 것 같다. 제가 어제 엄청 좋은 정보를 드렸으니 오늘은 기자님들이 한 발 양보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했다.
외신들은 손흥민이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로스앤젤레스(LA) FC로 향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손흥민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미국행에 무게를 싣는 듯한 발언을 했다. 그는 새 팀과 관련해 “(2026년 북중미) 월드컵이 가장 중요하다. 내 마지막 월드컵이 될 수도 있기에 모든 걸 다 쏟아부을 수 있는 환경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내년 월드컵을 캐나다, 멕시코와 공동 개최한다.손흥민은 방송 중계사 인터뷰에서 ‘손흥민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팬들에게 한 마디 해달라’는 질문을 받았다. 손흥민은 “EPL이 전부는 아니다. 아직 내 축구 인생은 끝나지 않았다”면서 “팬들에게 더 멋지게, 더 행복하게 축구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답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한종호 기자 hj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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