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건수 4년 만에 7배 급증
상법개정·노란봉투법 등 영향
경영진 개인의 책임 범위 커져
AI 데이터보안도 뇌관 떠올라
불안한 등기이사·전현직 임원
손해배상·소송 방패 찾아나서
1천억 한도 상품 가입한 기업도
중대재해처벌법, 노랑봉투법이 시행된 데다 상법 개정으로 이사의 충실 의무가 기존 회사에서 주주로 확대되면서 기업 경영진의 사법리스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처럼 경영진의 법적·재무적 책임이 대폭 확대되자 기업최고경영자(CEO)들이 방어 수단 중 하나로 임원배상책임보험을 주목하고 있다.
27일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국내 손해보험업계의 임원배상책임보험 계약건수가 2020년 254건에서 2024년 1712건으로 7배 급증했다. 500억원대에 머물던 임원배상책임보험 보험료도 2024년엔 672억원으로 늘었다. 특히 상장사들의 관심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공시 현황을 분석한 보험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상장기업 중 임원배상책임보험에 가입한 비율은 2003년 30%에서 2023년 70%로 확 뛰었다.
임원배상책임보험은 CEO나 이사회 멤버 등 경영진의 부당행위로 인한 손해배상금과 소송 비용 등을 보장하는 상품이다. 법인이 계약자가 되고 임원이 피보험자가 되는 구조다. 국내 손해보험사들이 취급하는 대다수 상품들이 등기이사뿐만 아니라 미등기 임원, 과거에 퇴임한 임원 및 신규 선임된 임원까지 폭넓게 보호하고 있다.
임원배상책임보험 시장이 빠르게 커지는 배경에는 경영진의 사법리스크 확대가 자리잡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해 국회를 통과한 상법 개정안이다. 이사가 의사결정 과정에서 주주의 이익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면, 주주가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노란봉투법 시행도 본격화하면서 노사 갈등 때문에 경영진을 상대로 손해배상 및 배임 관련 소송을 할 가능성도 커진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상법개정과 노랑봉투법 시행 이후 임원배상책임보험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이 더 높아지고 있다”며 “보험 계약이 앞으로 더 빠른 속도로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더불어 기술혁신도 경영진의 책임 리스크를 확대시키는 요인이다. 특히 인공지능(AI) 기술 혁신에 따른 데이터 보안 사고와 내부통제 실패에 대한 감독 의무 위반이 경영진 개인의 책임으로 직결되는 사례가 늘고 있는 점도 가입 수요를 부추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기업이나 금융사는 단순 사후보상을 위한 수단을 넘어 CEO의 책임 리스크를 헤징(위험회피)해 조직 안정성을 높이려는 목적으로 보험에 가입한다”며 “기존 대형사들은 선제적으로 가입하는 경우가 많았고, 최근엔 중소기업들이 많이 가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상장사들의 지배구조 보고서를 분석해본 결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부분 상장 대기업들이 임원배상책임보험에 가입해 있다. 금융지주들은 가입 유무와 함께 총보상한도도 공시한다. KB금융의 임원배상책임보험을 통한 그룹 총보상한도는 950억원에 달한다. 신한·하나금융은 500억원이다. 우리금융은 최근 보험 갱신을 통해 한도를 종전 500억원에서 700억원으로 높였다.
임원배상책임보험의 핵심 보장내역은 경영진이 업무상 행위로 인해 법률상 배상책임을 지게 될 때 발생하는 경제적 손실을 보상하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피해자에게 실제로 지급해야 할 법률상 손해배상금이 있다. 더불어 변호사·소송 비용과 함께 중재나 조정 시 들어가는 방어비용도 포함된다.
또한 손해가 더 커지는 것을 막거나 줄이기 위해 지출하는 손해방지비용과 보상한도액 내에서 발생하는 공탁보증보험료 등 배상 요구를 따르기 위해 지출한 절차 비용도 폭넓게 지원한다. 특약에 가입할 때 법 위반 시 부과받는 과징금도 구제받을 수 있다. 특히 외부감사법으로 인한 민사상 과징금에 대한 보상 수요가 높다고 한다.
다만 임원배상책임보험이 만능 방패는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보험업계는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해 약관상 보상하지 않는 손해(면책 조항)를 매우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다. 예를 들어 임원이 불법적으로 사적인 이익을 취득했거나 범죄행위를 저지른 경우 그리고 법령 위반임을 알면서도 행한 고의적인 위법 행위는 철저히 보상에서 제외된다. 공표되지 않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 등을 불법으로 거래한 ‘내부자 거래’ 역시 보호받을 수 없다.
김동겸 보험연구원 금융시장분석실 연구위원은 “임원배상책임보험이 경영진의 책임 완화를 초래하지 않도록 책임 유인과 위험 분담 간 균형을 고려한 정책적 정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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