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계획에 대해 “우리는 (US스틸의) 황금주를 가진다. 대통령이 통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측이 US스틸 경영을 관리하는 체제가 될 것이라는 의미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취재진에게 관세 정책 등을 설명하던 중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계획에 관해 이같이 언급했다.
그는 황금주에 대해 “(미국 측에) 완전한 통제권을 가져온다”고 설명했다. 황금주는 소수 지분으로도 중요 경영사항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주식이다. 한 주만 보유해도 이사 선임 및 해임이나 주주총회 결의를 거부할 수 있다. 지난달 일본제철이 US스틸의 인수 대가로 미국 행정부에 황금주를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제철은 황금주를 활용하면 자사 목표인 US스틸의 완전 자회사화와 US스틸 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트럼프 행정부 목적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제철이 US스틸을 완전 자회사화한 뒤 US스틸이 미국 행정부에 황금주를 발행하는 구조가 될 수 있다”고 관측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국 행정부가 황금주를 취득한다고 밝힌 직후 “미국인이 51% 소유권을 갖는다”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는 “황금주를 갖는 것이 실질적으로 US스틸의 경영 지배권을 쥐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지만 세부 사항을 언급하지 않아 진의가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는 이날 “미국의 공식 발표를 기다릴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일본제철과 US스틸의 제휴를 환영한다면서도 “US스틸은 미국 기업으로 존속할 것”이라고 일관되게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제철의 인수 계획을 최종 승인하려면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지난 1월 내린 인수 중단 명령을 철회해야 한다.
오는 18일이 바이든 전 대통령이 일본제철에 인수 파기 증명서를 제출하라고 명령한 시한이다. 니혼게이자이는 “일본제철의 인수가 실현되려면 미국 행정부와 국가안전보장협정을 맺는 것이 조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본사 해외 이전 금지 등이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도쿄=김일규 특파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