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렌트유, 4거래일 동안 15% 급락
러, 원유 수출로 우크라戰 비용 충당
크렘린궁 “정부예산 핵심… 상황 주시”
7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유가는 정부 예산 조달의 핵심이기 때문에 현 상황을 매우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 상황은 극도로 불안정하고 긴장돼 있으며 감정적으로도 과열돼 있다”며 “우리는 국제 경제 폭풍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처를 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했다.
관세 폭풍이 불면서 최근 국제 유가는 줄줄이 급락세다. 국제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선물은 전날에 비해 배럴당 1.61달러(2.5%) 하락한 63.97달러로 내려앉았다. 브렌트유는 4거래일 동안 15% 급락했다. 러시아산 우랄 원유 가격도 배럴당 약 53달러로 하락하며 50달러 선 붕괴를 위협받고 있다.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인디펜던트는 “러시아의 내년도 예산 계획의 기준이 된 배럴당 70달러보다 훨씬 낮다”고 전했다.
유가 하락이 러시아의 재정 건전성에 위협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1∼2월 러시아 예산 수입의 약 30%가 석유 및 가스 수입이다. 유가가 하락하면 상당한 재정 타격이 불가피하다. 키이우인디펜던트는 “우랄유 가격이 배럴당 50달러 이하로 떨어지면 러시아의 주요 석유 수출량이 최근 2년 새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러시아 매체 모스크바타임스에 따르면 지난달 러시아의 석유 및 가스 수입이 전년 대비 17% 감소한 1조800억 루블(약 18조5000억 원)이었다.러시아의 원유 수입 감소는 전쟁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에 합의하지 않으면 러시아산 원유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경고한 이유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날 휴전 협상이 진전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우크라이나 정권의 통제 불능 상태 때문”이라며 책임을 돌렸다.
반면 로이터통신은 국제 유가 하락이 러시아의 휴전 협상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아직 불분명하다고 전망했다.
한편 원유를 다루는 미국 에너지부의 크리스 라이트 장관이 9일부터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등 중동 산유국들을 방문한다고 이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러시아, 이란, 베네수엘라의 원유 수출에 대한 제재를 유지하면서도 유가를 안정시키기 위한 증산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된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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