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기자단 “언론자유 위배”
킹 목사 암살 기록 공개 놓고도
“엡스타인 관심 돌리기” 비판 일어
이날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25일부터 3박 4일간 스코틀랜드를 방문하는 일정과 관련해 동행 취재단에서 WSJ 소속 기자를 제외하겠다고 전했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정치매체인 폴리티코에 보낸 성명을 통해 “WSJ와 다른 어떤 언론사도 오벌오피스(백악관 대통령 집무실), 에어포스원(대통령 전용기), 대통령의 사적 업무공간 취재를 위한 특별 접근권을 보장받지 않는다”며 “WSJ는 허위, 명예훼손 행위로 인해 (에어포스원에) 탑승할 13개 언론사 중 하나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WSJ는 17일 트럼프 대통령이 2019년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로 기소돼 뉴욕 맨해튼 연방교도소에서 수감 중 사망한 엡스타인에게 2003년 외설스러운 편지와 그림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는 엡스타인이 작성한 ‘성접대 고객 리스트’에 트럼프 대통령이 포함돼 있다는 의혹인 이른바 ‘엡스타인 스캔들’이 확산되는 가운데 나와 상당한 논란을 일으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쓴 적 없는 가짜 편지”라고 반박하며 WSJ와 사주인 루퍼트 머독 등을 상대로 100억 달러(약 14조 원)의 손해배상 청구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했다. 백악관이 갑작스럽게 WSJ 기자를 해외 출장 취재단에서 제외한 건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을 반영한 조치로 풀이된다.트럼프 행정부의 WSJ 배제 조치에 대해 백악관기자협회(WHCA) 회장인 CBS 소속 웨이자 장은 성명을 내고 “백악관이 자신들이 좋아하지 않는 언론사를 처벌하려는 이번 시도는 매우 우려스럽고 (언론의 자유를 보장한) 미국 수정헌법 제1조에 위배된다”고 비판했다.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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